한국은 감산, 중동은 증설 러시⋯NCC 감축 효과 사라지나 [시험대 오른 K석화 中]

입력 2025-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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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9-10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세계 4위, 중국發 공급과잉에 감산 불가피
사우디‧UAE 생산 확대 움직임, 원가 낮은 COTC 확산 리스크...국내 기업 감산 효과 상쇄 전망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에쓰오일)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에쓰오일)

국내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기업 10곳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산에 나선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은 원가 경쟁력과 신기술을 앞세워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공급 조절을 통해 수급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1300만 t(톤)으로 세계 4위 규모다. 그러나 중국발(發)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NCC 가동률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내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자율 협약을 체결하며 연 270만~370만t 규모의 NCC 감축을 요청했다.

반면 중동은 공격적인 투자로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걸프만석유화학연맹(GPC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의 석유화학 생산능력은 2012~2023년 연평균 4.7% 증가했다. 2021년 이후 성장세가 주춤했음에도 이들 지역은 2023년에만 총 1억5620만t 규모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프랑스 토탈에너지와 합작해 사우디 동부 산업단지에 석유화학 설비를 짓는 ‘아미랄(Amiral)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규모만 6조 원이 넘고, 부지는 200만 평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 조성 사업으로, 완공 시 에틸렌을 연간 165만t 생산할 전망이다.

아람코는 또 중국 시노펙과의 합작법인 야스리프(Yasref)를 통해 기존 단지를 확장하며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민영 석유화학기업 헝리석화, 롱셩석화 등에 각각 10%가량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며 글로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UAE의 국영기업 애드녹(ADNOC)은 오스트리아 에너지 기업 OMV와 함께 아부다비 에탄분해설비(ECC) 보르주(Borouge)를 인수했다. 이후 애드녹과 OMV는 보레알리스(Borealis)와 보르주를 합병해 합작법인(JV)을 신설한 뒤, 캐나다 노바케미칼(Nova Chemicals)을 약 134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절차는 내년 1분기 완료될 전망이다.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꿈의 설비’라 불리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정(COTC) 설비가 늘고 있는 점도 국내 석화 업계에 큰 리스크다. 현재 중동에 건설 중인 COTC 시설은 총 8개에 달한다. COTC는 원유에서 직접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하기 때문에 NCC보다 효율은 높고 생산 원가는 20~30%가량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위기의 K-석유화학, ‘팀 코리아’로 돌파하라‘는 보고서에서 “그동안 원유만 수출하던 중동 산유국들은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확산으로 화석연료 입지가 좁아지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가 석유화학산업 진출”이라며 “생산비용과 운송비가 함께 절감되면서 중동의 에틸렌 생산 손익분기점은 한국의 1분의 3 수준인 100달러 이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에쓰오일이 아람코의 COTC 공법을 도입해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NCC 설비를 대체할 고부가 전환의 계기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추가 공급 과잉으로 업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부정론이 맞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등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 NCC 가동률을 낮춰 만들려는 감산 효과를 상쇄하는 것 아니냐”며 “이 경우 근본적인 공급 과잉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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