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가 건설 투자의 부진에도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9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경제 동향에서 "소비 여건은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영향으로 소비 등 경기 지표에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소비는 시장금리 내림세가 지속하고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했다고 KDI는 설명했다. 특히 상품소비와 밀접한 소매판매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서비스소비도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
7월 소매판매액은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12.9%)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1.3%→1.3%)도 반등하면서 증가폭(0.3%→2.4%)이 확대됐다. 숙박⋅음식점업(-2.7%→1.6%),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2.1%→5.5%)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의 생산도 증가로 전환했다.
시장금리 내림세가 지속하고 2분기 국내 총소득 증가세(-0.1%→1.5%)가 확대되는 등 소비 여건이 점차 개선됐다. 7월 들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가전제품 환급사업 등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소비 부진이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111.4)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 여건이 개선된 상황을 반영했다. KDI는 "정부의 소비 지원 정책이 지속함에 따라 소비 개선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KDI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설비투자 증가세도 조정되는 가운데 제조업 가동률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7월 건설기성(-12.1%→-14.2%)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전월(6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축부문(-10.4%→-16.4%)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부진하면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 토목 부문(-16.3%→-6.4%)도 감소세가 계속됐다.
수출과 관련해선 다소 우려 섞인 전망을 했다. KDI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지속하고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등 수출 하방 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8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에 주로 기인해 전월(7월·5.8%)보다 낮은 1.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루평균 기준으로는 전월과 같은 5.8%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KDI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 등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이 조정되며 향후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