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잘 나가는 K바이오시밀러, 국내서도 밀어줘야

입력 2025-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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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단순한 미래 먹거리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의 위상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2%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부단한 노력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출국 10위권에 들어왔다. 그 핵심 동력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서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입증된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한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임상적 효능은 같으면서도 가격은 낮아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국가 의료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해법으로 각국에서 주목받아 왔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수준의 성과를 거두며 K바이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렇게 인정받은 바이오시밀러가 정작 내수 시장에서는 확산이 더디다. 주된 이유는 제도의 특수성으로 바이오시밀러 전환의 가장 큰 유인책인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단 점이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레미케이드’와 바이오시밀러의 약가 차이는 2024년 기준 10~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산정특례에 포함되면 환자 본인부담률은 10%에 머물러 체감 가격 차이는 사실상 사라진다.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50~60% 선에 그치는 유럽과는 대조된다.

의사들이 딱히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효능과 안전성이 동등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음에도 오리지널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하고,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따른 인센티브도 주어지지 않는다. 반면 유럽은 바이오시밀러 처방으로 발생한 절감액을 의사나 병원에 환원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영국은 절감액의 절반을 의사에게 돌려준다.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침투율은 정체돼 있다. 휴미라는 여전히 9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레미케이드 역시 수년간 60% 안팎에서 변동이 크지 않다. 한국은 세계 주요 5개국 중 가장 낮은 특허 장벽을 구축해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쉬울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보급은 크게 못 미친다.

최근 대통령 주재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신규 환자부터 전환을 유도하거나 의사·병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약효가 동일하다면 굳이 비싼 오리지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싼 약을 쓰면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제도 개선 논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전될지는 미지수다. 제도적 설계와 실행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뚫기란 쉽지 않다.

바이오시밀러 확산은 단순히 제약사의 이해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의료 재정 효율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이자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을 넓히는 일이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인센티브 제도 설계, 인식 개선 캠페인,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무대에서 이미 입증된 경쟁력이 국내 시장에서도 발휘되게 하는 것이야말로 K바이오의 진정한 완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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