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출신 히스패닉, 인구의 20% 차지
트럼프 강경 이민 단속⋯소비심리 위축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 탓에 유통과 소비시장까지 역풍을 맞고 있다.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 후 히스패닉(Hispanic) 인구의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정책은 결국 이들을 주요 소비층으로 둔 기업까지 나비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단속 탓에 미국 사회에서 히스패닉계 소비가 위축됐다"라고 보도했다. 뒤이어 "불법은 물론, 합법적 신분의 히스패닉 이민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히스패닉은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의 백인, 또는 혼혈인을 말한다. 주로 미국에 거주하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자를 부를 때 "히스패닉"이라고 한다.
이들은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 소비 성향이 강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회복기에 소비 회복의 주역이었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이민자 단속에 나서자 더욱 소비가 얼어붙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리서치 업체 뉴머레이터 분석을 인용해 "히스패닉 가구의 소비는 6월까지 거의 늘지 않았다"라며 "반면, 백인과 흑인 가구의 지출은 지난해보다 더디긴 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히스패닉계 소비자를 주고객층으로 둔 맥주 회사는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인 '모델로' 제조사 컨스털레이션 브랜즈는 최근 이번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낮췄다. 히스패닉 소비자의 소비수요 감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배경으로 꼽았다.
빌 뉴랜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달간 히스패닉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맥주 소비 감소가 시장 전반의 감소세보다 더 두드러졌으며 이는 맥주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히스패닉 소비자는 이 회사 맥주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층이다.
한편, 히스패닉계는 미국 현실정치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섰을 때 히스패닉 유권자의 약 70%가 지지를 보냈다. 2016년 대선에서는 이들의 68%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62%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다만 작년 11월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예전만큼 강력한 히스패닉의 지지세를(56%) 얻지 못했다. 해리스 당시 후보는 최근 3명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과 비교하면 히스패닉계의 지지율이 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