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단독 팝업 통해 K패션 선보여
‘누구 플랫폼‘서 300개 브랜드 유치할 것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대표되는 K컬처가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면서 K패션도 덩달아 세계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더현대 글로벌’을 앞세워 해외 패션시장 진출을 천명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과의 협업이 핵심이다.
박동용 현대백화점 더현대글로벌팀 팀장은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백화점 유통 트렌드를 완전히 뒤바꿨다. 더현대 서울을 기점으로 외국인 고객과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 니즈가 급격히 늘었다”며 해외 첫 진출 배경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도전은 다소 모험이었다. 국내 백화점은 그간 내수 위주여서 해외 영업 유통망은 없었기 때문. 박 팀장은 “2023년부터 파르코, 다이마루 등 일본 대형 유통기업과 직접 제휴를 추진, 작년 도쿄 시부야의 파르코 내부 약 56㎡(약 17평) 공간에서 팝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브랜드당 일주일 평균 2억5000만 원의 매출 성과를 냈고 일본 백화점업계에서도 주목받았다. 그 덕에 수수료 등 조건도 기존보다 크게 완화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K패션 브랜딩은 뜻밖에 ‘단독 팝업 시스템’이었다. 박 팀장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온전히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일본 고객들이 브랜드별 팬덤과 개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 계약 및 총판 확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발성 팝업이 실제 효과로 입증되자, 현대백화점은 19일 도쿄 시부야 파르코에 첫 정규 매장을 열었다.
다만 더현대 글로벌의 오프라인 단독 팝업은 공간상 한계가 있다. 대안은 온라인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이다. 박 팀장은 “누구(NUGU) 플랫폼’에 더현대 글로벌관을 구축, 연말까지 300개 브랜드 입점이 목표”라면서 “이를 통해 일본과 대만 등 해외 고객들이 직접 K패션 브랜드를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5년 이내 도쿄 등 일본 대도시 주요 상권에 5개 이상 오프라인 점포 개점을 계획 중이다. 박 팀장은 “일본에서 이미 검증된 팬덤 파워가 큰 브랜드를 중심으로 선별 중이고 2주 단위의 브랜드 교체형 팝업을 통해 연간 25~28개 K브랜드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통해 더 많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일본을 넘어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과 유럽 진출을 목표로 현지 업체와 논의 중이다.
더현대 글로벌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 유통사를 뛰어넘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의 도약이다. 자칫 K콘텐츠의 인기 하락과 함께 K패션에 대한 요구도 사그라드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에 박 팀장은 “K컬처 인기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영국 팝·미국 힙합·일본 애니메이션처럼 제도권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핵심 소비층인 1030세대 소비가 유통 구조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미 저희는 그러한 소비 변화에 방점을 찍고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