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통령 “우크라 상황이 당시 핀란드보다 좋다”

1940년대에도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운명을 맞이한 나라가 있었다. 당시 크렘린의 권좌를 차지하고 있던 이오시프 스탈린은 핀란드가 소련의 영향권에 있다고 주장하며 침공을 강행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가 핀란드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당장에라도 함락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것처럼 소련 역시 핀란드의 수도를 2주 안에 점령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가 그러한 것처럼 침공에 맞서 싸웠지만, 중과부적으로 인해 전쟁 시작 약 5개월 만에 영토의 10%가량을 상실했다. 이후 5년간 소련에 저항하며 전쟁을 이어갔지만, 결국 영토를 양도하고 영구적인 중립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핀란드는 전쟁에선 패했지만, 결과적으로 독립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이 소련과 벌였던 전쟁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포함한 여러 유럽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핀란드 대통령은 “핀란드는 1940년대에 해결책을 찾았고, 우크라이나 역시 유사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투브 대통령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핀란드가 패배했다고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영토를 일부 상실했음에도 여전히 우리가 이긴 전쟁이라고 여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핀란드는 18세기 내내 러시아 제국에 속해 있었고, 스탈린이 전쟁을 일으키기 전 기준으로 독립한 지 고작 21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독립국이었다. 소련이 ‘영토 회복’을 핑계로 핀란드 전체 합병을 시도하기 충분한 조건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핀란드는 비록 영토 일부를 잃고 3억 달러의 배상금을 내는 아픔을 겪었지만, 독립을 지켜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엔 이른바 ‘핀란드화’ 외교정책을 통해 냉전 시기 소련과 서유럽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현재의 우크라이나가 1940년대의 핀란드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 핀란드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군사·경제적 지원을 받는 상황이며 안보 보장 논의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과거에만 머물며 국제외교의 냉엄함에 대해 한탄할 수도, 아니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 국가를 재건해 더욱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1940년대의 핀란드처럼 쓰라린 패배를 받아들이고 독립을 지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