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박사 초봉 10억” '한국형 천인계획' 제시…“제2 머스크 키우자”

입력 2025-09-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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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경제는 민주당’ 강연서 이공계 인재 1% 육성안 공개
연 1000명 육성…AI혁신연구원서 주택 등 파격 조건 제공
"제2의 머스크·올트먼 키워 중국 기술추격 따돌려야" 강조
민주당 의원들 "수도권 집중 아닌 지방 인재도 포함" 제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특강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특강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공지능(AI) 박사급 인재에 초봉 10억 원, 주택 등 파격 조건을 제공해 '제2의 일론 머스크'를 키우자는 '한국형 천인계획’이 더불어민주당 주최 간담회에서 제안됐다. '천인계획'은 2008년 중국이 시작한 해외 고급 과학기술 인재 유치 프로그램으로, 연구자에게 연구비와 정년 보장, 주택 지원 등 파격 혜택을 제공해 해외 석학 1000명을 유치하는 전략이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은 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민주당’ 세미나에서 '한국형 천인계획, 글로벌 인재전략의 길’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공계 최우수 인재 1000명을 선발·육성하는 '한국형 천인계획'을 제시했다. 박사급 연구원에게 초봉 5억~10억 원과 주택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통해 해외 유출을 막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학장은 "매년 이공계 대입생 10만명 중 1%인 1000명을 선발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인재양성센터를 신설해 중앙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1조 원 규모의 과학기술혁신인재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서울 공대 이탈자가 올해 15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학장은 "870명이 입학하면 졸업생은 750명도 안 된다"며 "공대가 좋아서 들어왔다가 '의대에 밀려서 공대 온 거 아니냐'는 시선 때문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핵심 인재를 양성한 이후의 진로에 대해선 '국가AI혁신연구원' 설립을 제안했다. 매년 집중 육성된 이공계 1%의 인재들 중 일부를 핵심 연구 인력인 전임연구원으로 선발하자는 계획이다. 초기엔 200명으로 시작해 5년 내 1000명까지 확대하자는 목표다. 전임연구원에게는 연봉 5억 원 이상과 주택을 제공하고, 초빙연구원으로 선정된 국내외 석학에게는 연 20억 원 이상의 연구과제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우리 학생들이 미국 글로벌 테크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30~40대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국가가 주도해 파격적인 대우를 제공해야 최고 인재들이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수의 스타 인재를 키워 전체 인력풀을 확장하자는 구상도 나왔다. 김 학장은 "중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이 컸다. 결국 중국에 유학 가는 시대가 올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한 두 명의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같은 명망가를 키워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공대는 자체적으로도 혁신 인재 육성에 나선다.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우수 학생을 2학년으로 편입시켜 1인당 연 2000만 원씩 3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또 학부 1학년부터 창업과 심화연구를 지원해 매년 40명에게 3000만 원씩 3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김 학장은 "선행학습과 무관하게, 성적에만 의존하지 않고 선발하겠다"며 "특목고나 과학고 출신이 아닌 일반고 학생들도 가능성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엉뚱한 질문'을 하는 학생을 하루 종일 심층면접으로 선발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산업계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서울대가 전날 공식 조직으로 승인한 '산업AI센터'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5000만 원의 컨설팅 비용으로 10개 과제를 도출해주고, 기업과 솔루션 업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형 천인계획의 구상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추가적인 보완점을 제시했다. 안도걸 의원은 "각 권역별로 핵심 공대들이 지역 특성화를 통해 서울대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며 "서울대가 중심적 역할을 하되 전국 거점 국립대와 시너지를 내는 협력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맹성규 의원은 "의대로 가는 이과생들을 포함해 천인계획을 만들어야 실질적"이라며 "사회 전체적인 가치 배분 구조와 관련된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향엽 의원은 "국가AI혁신연구원은 서울대가 아닌 독립된 곳에 설치해야 다른 대학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제조업이 지방에 위치한 만큼 인재 육성도 지역과 연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미애 의원은 "지방의 전국 각지에 흩어진 훌륭한 인재들을 현 교육 선발 시스템이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며 김 학장의 제안에 공감했다.

최민희 의원은 "중국의 량원펑(딥시크의 창업자) 같은 인재가 나오려면 영재를 위한 특수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학장은 "한 명이 10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라며 "우리나라는 더 이상 벤치마킹할 필요 없이 우리 기준으로 혁신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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