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한 미국과 이스라엘 규탄
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는 언급 안 해
푸틴, 인도ㆍ튀르키예ㆍ이란 등 연쇄 회담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SCO 회원국들은 전날 선언문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원칙을 위반하는 경제적 조치를 포함한 일방적이고 강압적 조치에 반대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식량·에너지 안보 같은 국제 안보 이익을 저해하고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선언문에 미국이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공급망 안정 저해와 같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겨냥한 듯한 표현들이 곳곳에 담겼다. 동시에 회원국들은 디지털 무역 인프라를 개발하고 회원국 간 전자상거래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의 연설에서도 “올바른 2차 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계와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제창해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국가가 크기, 강약, 빈부에 관계없이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평등하게 참여·결정하고 수혜를 볼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추진하고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원국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입장도 선언문에 담았다. 이들은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 가한 군사적 침략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기초 핵 시설 등 민간 시설에 대한 침략 행위는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켰고 국제법 규범과 유엔 헌장의 목적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해 이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20쪽 분량의 톈진 선언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가장 큰 침략 전쟁이 이처럼 중요한 기본 문서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와 달리 세계 다른 전쟁과 테러, 사건들은 선언문에 언급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인도와 튀르키예, 이란 정상과 연달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핵 문제 등을 논했다. 이날은 시 주석과 회담이 예정돼 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 달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전통적인 우방국 정상들과만 머리를 맞대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