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감자 도매가격은 20㎏ 한 상자에 3만7000원대로, 지난해보다 30% 넘게 뛰었다. 마트나 시장에서 사는 소비자가격도 100g에 415원 수준으로, 불과 한 달 전보다 18%나 올랐다. 연구원은 9월에도 출하량이 줄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금감자’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배추 가격도 심상치 않다. 배추는 95%가 수분인 채소로 충분한 수분이 확보돼야 줄기와 잎이 제대로 자라고 속이 단단하게 찬다. 그러나 강원도 영동 지역의 가뭄으로 생육에 차질이 생기면서 최근 소비자가격은 포기당 6600원을 넘어섰다. 한 달 새 20% 넘게 오른 것으로, 김치나 찌개에 꼭 들어가는 채소인 만큼 서민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장을 보러 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추도 금값, 감자도 금값”이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한여름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불안은 더 잦아질 수 있다. 금감자, 금배추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 기후 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이라고 부른다. 기온이 오르면 농작물 생육에 차질이 생기고,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농산물 가격은 0.5% 가까이 오르고, 전체 소비자물가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과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시금치 등 채소류의 수급 불안에 대비해 산지 모니터링과 생육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비료와 약제, 예비묘 공급을 통해 작물 생육을 돕는 한편,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 전통시장 등 주요 소비처에서는 정부 할인지원(최대 40%)을 해 국민의 물가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해 9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라며 “추석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