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웨어 시장규모 16조원 달해
공산당은 페이스키니 유행 탐탁잖아 해
“안면인식 통한 시민 감시 차질 우려”

패션의 세계에서는 한때 핫했지만 지금은 사라지거나 쇠퇴한 패션 아이템들이 여럿 있다. 예전 유럽에선 망토나 러프가 유행했지만, 지금은 착용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것이 그 사례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른바 ‘페이스키니’로 알려진 자외선 차단 안면 가리개가 유행 중이다. 은행강도 패션이라는 비아냥도 있지만, 중국에서는 페이스키니가 핫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소개했.
페이스키니는 자외선으로부터 얼굴 피부를 보호한다는 점이 주목받아 최근 중국 내에서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리서치업체 다슈에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웨어 시장규모는 약 800억 위안(약 16조 원)에 달했다.
세탁 가능한 합성 섬유로 만들어지는 페이스키니는 얼굴 아래쪽만 덮는 제품 외에도 이마나 목, 가슴까지 가리는 범위를 확대한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저렴한 제품은 몇 달러 수준에서 50달러를 넘는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페이스키니는 주로 해변에서만 착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노년 여성들이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영향으로 마스크 이용이 보편화하며 페이스키니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팬데믹 이후 몇 년 사이 페이스키니는 노년 여성들만의 전유물에서 젊은 세대가 구매하는 패셔너블한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많은 중국 의류기업들은 앞다퉈 페이스키니 제품을 론칭하고 있다.
레이밍이 다슈에컨설팅 컨설턴트는 “이제 사람들은 해변에서 쓰는 페이스키니를 넘어 사무실이나 야외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을 원하고 있다”며 “이제 많은 여성은 페이스키니를 하얀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스킨케어 루틴 일부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페이스키니 유행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피부 보호를 위해 얼굴을 모두 가리는 지경까지 왔다”며 “자외선에 대해 필요 이상의 불안을 가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순히 중국인들이 자외선 호들갑 때문에 필요 없는 지출을 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인지 안면 인식 감시 시스템을 통한 시민 감시에 구멍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는 것일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