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데헌 신드롬으로 재조명된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K뷰티, K푸드, K관광 등 국내 산업 전반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소니가 만들고 미국 넷플릭스가 배포한 작품으로 별도 광고나 협찬 없이도 국가와 국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성장세를 견인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케데헌으로 떠오른 K콘텐츠 및 유통가 파급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하영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콘텐츠연구본부 부연구위원(박사)는 "특정 장르가 아닌 한국 문화 자체가 하나의 IP(지식재산권) 요소로 작용해 전세계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이미 오징어게임 시리즈나 BTS와 같이 흥행한 K콘텐츠, K팝 아티스트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역사가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결국 음식 등은 한 나라의 문화에 포함돼 있는 요소"라면서 "전세계인들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게 되면서 떡볶이나 김밥 등 한국인들이 먹는 음식을 알고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콘텐츠를 관람한 이들이 해당 국가의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고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동기 유발 효과가 생기는 만큼 자연스레 K푸드나 K뷰티 등 소비재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에 유입되는 전세계인들이 연령대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늘면서 이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 또한 주요 과제로 꼽았다. 최 교수는 "한국 음식을 한번 먹어봤는데 좋지 않은 기억이 남는다면 그 다음 경험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내 식품사나 외식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지인 입맛에 맞춰 한식이면서도 새로운 메뉴나 식품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케데헌과 같이 2025년 현재의 한국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또다른 K컨텐츠 육성과 제작도 'K소프트파워' 장기화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 부연구위원은 "이번 케데헌 사례처럼 한국 기업이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K콘텐츠'의 이름을 달고 등장하면서 K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진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우리 고유 문화의 정체성이나 본질 자체가 흐려지지 않는 한에서는 전세계 컨텐츠 기획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한국 문화 IP에 대한 활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방한 외국인들의 관광 및 식문화 유통 등에서 2차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케데헌 흥행으로 인해 전세계로 확산한 가짜 한국문화 및 제품에 대한 경계와 단속도 병행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저품질의 가짜 한국제품이 유통될수록 K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가치도 급락할 수밖에 없어서다. 최 교수는 "한국 제품을 본떠서 저렴한 상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는데 엉터리 제품인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이 과정에서 K푸드에 대한 신뢰도나 평가가 악화될 여지가 높은 만큼 해외 당국과 공조해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