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공장, 해외 투자 74% 차지
국내는 시장포화 상태에 투자 급감
중국 정부 통제 등 변수 고려해야

18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컨설팅 기업 로듐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해외 투자가 201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 투자를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투자는 2022년 900억 달러(약 125조 원)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410억 달러, 지난해 150억 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지난해 해외 투자는 160억 달러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 74%는 배터리 공장에 반영됐다. 조립 공장 투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투자는 국내 시장 경쟁이 과열됐을 때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시장 확장에 필요한 외국 정부의 지원금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하다. 로듐은 “유럽연합(EU) 같은 주요 시장에서 규제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더 많은 중국 기업이 현지에 제조 시설을 짓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업체의 해외 투자는 올해 들어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7월 로듐이 별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는 2분기 중국 해외 투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로 집계됐다. 1위는 소재와 금속이었다. 로듐은 “전기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거래가 평소보다 활발했다”며 “8건의 거래를 통해 규모가 1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규모는 배터리 소재 제조업체인 GEM이 인도네시아 삼원 전구체 시설 확장을 위해 투입한 2억9300만 달러였다.
최근 몇 년간 해외 공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던 몇몇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주 창청자동차는 브라질에서 첫 공장을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2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내년 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야디(BYD)도 7월 브라질 첫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BYD는 올해 들어 7월까지 54만5000대 넘는 차를 해외에서 판매했다. 지난해 전체 해외 판매량인 41만7000대를 넘어선 기록이다. 그 밖에 배터리 공급업체 엔비전은 6월 프랑스 첫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다만 해외 투자는 국내보다 취소 위험이 크다는 변수가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전기차업계가 발표한 해외 투자 가운데 완료된 계획은 25%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투자가 기록한 45%에 크게 뒤지는 수치다. 실업률 문제 등을 겪는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있다. 로듐은 “기술 유출과 일자리 감소, 산업 공동화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이 부분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전략 분야에서의 해외 투자에 대한 통제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