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거래 단절 피해 '우려'...노조법 시행 1년 유예해야" 호소

▲중소기업계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과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노조법 개정과 관련한 우려를 전했다. 사진은 (가운데 왼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계가 정부와 여당의 노조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원청에서 파업이 생겨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면 협력사 매출과 근로자 소득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현실성을 반영한 대안을 마련하거나 제도 연착률을 위해 시행을 유예해 줄 것을 당부했다.

중소기업계는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업계는 정부와 여당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추진이 중소기업계에 '거래 단절' 등 심각한 타격을 안겨 기업의 경영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재광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이 과도하게 우려한다고 하는데 기업의 우려를 해소할 만큼 명시적인 것들이 없다"며 "정부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안을 고민해주고, 노동계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2, 3차 협력사와 근로자 상당수는 노조법 개정으로 피해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라며 "원청에서 파업이 생겨서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면 협력사 매출과 근로자 소득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 조선업이 강점을 보이는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중국이 풍부한 인력과 근로시간 유연성을 무기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현재도 조선사가 노조와 단체교섭으로 수개월 소모전을 겪고 있는데 노조법이 개정되고 협력사까지 교섭을 하게 되면 우리 조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이사장은 "부득이 노조법이 개정된다면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제도에 맞춰 연착륙할 수 있도록 1년 이상의 시행 유예기간 부여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우리 경제는 지금 내수부진과 미국의 관세인상 등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데 오히려 기업에 부담을 주는 사안들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며 "노조법 개정안은 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청 대기업을 상대로 협력기업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중소제조기업 50%가 수급기업인 상황에서 거래 단절과 이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최소한 1년 이상 시간을 가지고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