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D(미국 머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물질특허가 2028년 만료를 앞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키트루다는 다수의 적응증을 보유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한창 진행하는 중이다. 이들 기업은 각각 국내외에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3상을 실시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파이프라인 ‘SB27’에 대한 다국가 3상을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총 14개 국가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16명을 모집해, SB27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 약동학 등을 비교한다. 같은 해 1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4개 국가에서 SB27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며, 1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하는 오버랩(overlap) 전략을 펴고 있다.
셀트리온은 파이프라인 ‘CT-P51’의 3상을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총 606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성, 동등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을 승인받았다.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의약품 물질특허는 출원일을 기준으로 20년 동안 존속하는데, 키트루다의 주요 물질특허(US8354509B2)는 미국에서 2008년에 출원된 바 있다. 해당 특허의 만료일인 2028년 6월 13일이 지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의 본격적인 특허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키트루다는 주요 물질특허 이외에도 다수의 특허로 겹겹이 보호막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2028년 이후에도 추가적인 제형·적응증 특허로 미국 내 독점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MSD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 대비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독점권 연장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제형특허로 보호받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다시 20년 동안은 시장에서 독점적인 제품 지위를 존속할 수 있다.
MSD는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과 협력해 독자적인 SC 제형 전환 기술인 ‘ALT-B4’를 활용한 키트루다SC를 개발하고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ALT-B4는 피하조직 내 세포외기질 속 히알루론산층을 가수분해해 치료제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효소다. 알테오젠은 지난달 29일 미국 특허청에 ALT-B4의 물질특허(US12371683B2)를 정식으로 등록했으며, 존속기간은 2043년 1월 3일까지다.
MSD는 올해 2월 FDA에 키트루다SC의 허가 신청을 접수했으며, 미국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늦어도 9월 23일 전까지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위암, 두경부암, 흑색종, 자궁내막암, 유방암, 식도암, 신세포암, 담도암, 간암 등 광범위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MSD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키트루다 단일 품목만으로 글로벌 매출 294억8200만 달러(약 40조6645억 원)를 벌어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