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대출 문턱에 신용점수 역대 최고

은행들의 여신 관련 민원이 좀체 줄지 않고 있다. 대출 금리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분기 민원 건수는 총 171건으로 전 분기 대비 7.1%(13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여신 관련 민원은 72건에서 75건으로 4.2%(3건) 증가해, 전체 민원의 43%를 차지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9건에서 16건으로 77.8%(7건) 늘어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17건에서 19건으로 소폭 증가했고 NH농협은행은 11건으로 변동이 없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22건에서 19건으로, 신한은행은 13건에서 10건으로 각각 줄었다.
금융권은 대출금리에 대한 불만이 여신 민원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예·적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빠르게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하락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확대돼 올해 6월 1.418%포인트(p)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요구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금리 역주행’ 현상도 일어났다. 5대 은행의 고정형(혼합·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연 3.29~5.79%로 두 달 전(연 3.21~5.71%)보다 상하단이 각각 0.08%p 올랐다.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 이후 은행권의 대출 문턱도 크게 높아졌다. 6월 기준 전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26.4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은 944.2점에 달했다. 신용 1등급 차주마저 심사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대출금리를 낮추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한 주 만에 2조 원 가까이 증가하며 대출 수요가 다시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예대금리차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신 민원 비중이 높은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