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분산·측근 숙청 등 두고 설왕설래
장기화한 경기 침체로 통치력에 부담
일각선 ‘전략적 통치 스타일 변화’ 해석도

독립 논평가 차이셴쿤은 “공산당 원로들이 시 주석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으며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 회의(4중전회) 또는 2027년 열릴 제21차 전국대표대회(21차 당대회)를 목표 시점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몰락을 사전에 예측한 바 있어 이번 주장도 신뢰할 수 있는 내부 소식통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현직 지도자가 여름철 휴양지에서 주요 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와 10월 개최 예정인 4중전회가 시진핑 실각설의 진위를 파악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 회의들에서 군부 재편 및 핵심 요직 인사가 단행된다면 시 주석 권력의 향방을 더욱 명확히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지난주 시작돼 15일 끝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외교부는 4일부터 15일까지 정례 브리핑을 중단했다.
한편 당 중앙정치국이 6월 30일 국가 주요 사무 결정·집행권을 가진 ‘당 중앙 의사결정 협조기구’를 설립하기로 한 점은 시 주석의 권력 분산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군부에서도 군 서열 2위인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시 주석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건강 이상설, 측근 인사 숙청, 브릭스(BIRCS) 정상회의 불참 사실까지 겹치면서 시 주석이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물론 반론도 적지 않다. 불투명한 중국 정치 시스템의 특성상 외부에서 나오는 추측은 대부분 빗나갔던 전례가 많으며, 후계 구도와 관련한 명확한 움직임도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 일부가 위임된 것처럼 보이는 현상도 오히려 전략적인 통치 스타일의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민간 외교·안보 싱크태크인 로위연구소의 마이클 커닝햄 연구원은 “여러 잡음에도 중국 공산당의 모든 주요 조직을 장악하는 지도자가 어떻게 몰락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믿을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문과 암호화된 메시지는 중국 지도부 내부 균열에 대한 귀중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지만 때때로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일례로 비평가들은 브릭스 정상회의 불참을 지적하면서도 그가 올해 들어 세 차례의 해외 순방과 함께 국내에서 꾸준히 외국 지도자들을 접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또 일부 국영 언론이 시 주석의 존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과장해석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공식 담론이 시 주석의 중심 역할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 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 주석이 진정으로 심각한 내부 문제에 직면했다면 명백한 지표가 결국 나타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확고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