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 복귀
올해 자금 300억 달러 넘게 순유입
달러 강세 둔화·자산 다각화 수요 등이 흐름 견인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신흥국 국채와 유럽 회사채 스프레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고 이들 채권을 다루는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산출하는 투자등급 신흥국 국채의 평균 스프레드는 현재 0.9%포인트(p) 선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럽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0.7%p대로 2018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여기서 더 떨어지면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된다.
자금 유입도 뚜렷하다.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신흥국 채권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연초부터 유입액은 약 300억 달러(약 42조 원)로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유럽 회사채 누적 순유입액은 3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 장기국채를 다루는 채권펀드 순유출액이 100억 달러에 육박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자금 이동의 배경으로 △미국 달러 강세의 일시적 주춤 △전 세계 자산배분 다각화 수요 확대 △미·중 관세 휴전으로 인한 위험 선호 심리 개선 등을 꼽았다.
금융시장이 미성숙한 신흥국은 자금을 조달할 때 주로 달러화를 사용하는데,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채 상환 부담이 덜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흔들기로 미국 국채를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 데다가 재정적자 우려로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달러 자산에 대해 ‘예전만 못한 안전자산’이라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신흥국 역시 좋은 환경을 활용해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6월 27억5000만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키르기스도 5월 사상 최초로 해외 시장에서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럽 회사채도 이 같은 ‘미국 자산 피로’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다. 저신용 기업이 발행하는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도 2.8%p대까지 좁혀지면서 약 5년 반 만에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방위산업 대기업 체코슬로박그룹이 6월 말 발행한 회사채에는 애초 목표의 네 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다만 글로벌 분산투자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니시하마 도오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미국 경제는 탄탄해서 달러화 가치가 지금처럼 주춤한 모습을 유지할지 전망하기 어렵다”며 “한편으로는 관세 악영향으로 미국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면 달러화 가치가 다시 크게 뛰어 신흥국 자산 약세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