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주택 가격 하락하면 상환하도록 해야”

국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취득세를 인상하는 한편 신규 대출자에게만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기존 대출자도 동시에 규제해 상환을 유도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윤석열 정부에서 낮춘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80%로 원상 복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3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현정부 부동산 정책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부동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기획됐다. 임시방편 수준이었던 6.27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지난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취지다.
염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과거 부동산 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와 완화가 반복됐고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신뢰를 약화시켰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 발제는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와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맡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을 전환해야한다는 데에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법은 상이했다. 이 대표는 △취득세 인상 △기존 대출자도 규제하는 가계부채 구조조정 △공공주택 확충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투자를 막을 순 없지만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보유세·양도세를 올려도 부동산 투자자는 안 줄어드는 데 취득세를 올리면 부동산 투자자가 급격하게 감소한다”며 “투자자가 제일 두려워하는 건 불확실성이다. 돈을 내면서 시작하는 건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가계 대출 규제 시 신규 대출자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자도 함께 규제하는 이른바 ‘가계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기존에 대출받아서 집 산 사람들이 대출금을 갚도록 해야 하고, 돈이 없으면 팔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미국처럼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맞춰서 상환하도록 해야한다”며 “이외에도 중산층과 무주택자를 위한 질 좋은 공공주택을 많이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거주 1주택자 보호 방안 △취득세 개선 등 세제 개선안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를 비과세하는 방안이 있다”며 “종합부동산세를 비과세한 후 재산세에서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 중과하는 2안도 있다. 3안은 초고가 유주택에 대해서만 종합부동산세를 과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재 60%에서 80%로 올려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60~100% 사이에서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 고쳐 즉시 적용할 수 있는데, 문재인 정부 때 95%까지 올랐으나 윤석열 정부가 2022년 60%로 낮췄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CEO들은 CEO가 되면 집을 사고 그만 두면 바로 집부터 파는데, 보유세를 이길 수가 없다”며 “지금 우리의 보유세는 너무 낮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우리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그냥 낮춰버린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