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전날 함양~창녕간 고속도로 10공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모든 현장에서) 무기한 작업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정 사장 명의로 발표했다. 전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올해 저희 회사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이어 또다시 이번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깊은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분들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직후 회사의 모든 현장에서 즉시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무기한 작업을 중지토록 했다"면서 "나아가 제로베이스에서 잠재된 위험 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사고를 예방하고 생업을 위해 출근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는 올해만 총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구 중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정 사장은 또 "회사 임직원들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 동원해 근본적인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체계의 전환을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강도 높게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3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포스코이앤씨 회사에서 올해 들어 5번째 산업재해 사망 사고 발생했다고 한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라며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한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상습적, 반복적 사고가 발생했다면 고의에 가까운 것인데 징벌 배상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며 "고액 과징금이라든지 경제적 제재를 가해야 기업들이 실제 예방에 나서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 및 시공 중인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감독을 조속히 착수,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