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부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 세계로 확장 중인 K뷰티(화장품)·K푸드(식품) 기업들이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 간 정부 실무 협상단의 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까지 관세 협상 측면 지원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 시한은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일로 정한 8월 1일로, 이전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25%의 고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 공장이 없으면서도 수출 물량이 많은 우리 기업의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K푸드 기업 중에서는 ‘불닭볶음면’을 수출 중인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전체 수출규모 중 미주 비중이 30%에 육박하지만, 현지 공장이 없고 국내에서 100%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상호관세가 발표된 직후부터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수출 지역 다변화, 원가절감 등 대책을 강구해 왔다”며 “정부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신중하게 상황을 주시하면서 TF를 중심으로 논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미국 공장에 공장이 있어 상대적으로 상호관세 파장이 적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에 20개 공장을 가동 중이며 2027년에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아시안푸드 신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농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1공장과 2공장을 통해 연간 10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 역시 미국에 생산공장이 있어 향후 상황을 보며 신중히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미국에서 연간 2억8000만 개, 한국콜마는 연간 3억 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관세가 적용되면 시장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고 추후 미국 생산 이관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내 고객사가 원하면 생산 이관이 가능하고, 라인 증설 여력도 있다”고 타격이 적을 것임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