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영·다이소 등 타 온·오프라인 채널에 밀리며 실적부진

한국에서 공시지가 기준 가장 비싼 땅에서 명동 매장을 운영해온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이 최근 이곳을 폐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1세대 K뷰티 브랜드로 손꼽히는 네이처리퍼블릭이 국내외 시장에서 실적 부진에 빠져, 결국 비싼 임대료 부담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 부지에 있던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올해 2월 영업을 종료한 뒤 문을 닫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건물은 지상 5층 규모로 건축 면적은 551.86㎡(약 166평)다. 6월 말부터 시작한 건물 해체 공사가 현재까지 한창인 상황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상황에 정통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가장 비싼 땅에 매장을 운영해왔던 네이처리퍼블릭이 실적 부진에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에 더는 버티지 못하고 폐점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있는 상업용 토지가 서울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이 토지의 공시지가는 ㎡당 1억805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7% 올랐다. 해당 부지는 2004년부터 22년 연속으로 전국에 최고지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1세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로 한때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는 CJ올리브영ㆍ다이소를 비롯해 다른 온·오프라인 채널에 손님을 빼앗기며 고전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이 역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반등에 실패했다.
실적도 하락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1분기 매출은 2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15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8억 원 순손실을 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초 속옷·패션업체 쌍방울을 인수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매진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창업주 정운호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2020년 복귀했다. 그러다 올해 초 정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이승정 미주사업부문장을 신규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