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불만 가지면서도 주요 쟁점서 공화당 더 신뢰

미국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35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관세·외교 정책에 대한 불안감에도 선거를 좌우하는 대부분의 정책 이슈에서 공화당이 더 나을 것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16일부터 20일까지 벌인 여론조사(오차범위 ±2.5%) 결과를 공개하고, 미국 유권자의 63%가 민주당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민주당에 대한 긍정적 응답(33%)을 30%포인트(p)나 웃돈 것이자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호의적 평가보다 7%p 높았고, 공화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 또한 긍정적 평가를 11%p 웃도는 데 그쳤다.
또 민주당을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는 유권자는 8%에 불과한 반면, 공화당을 그렇게 보는 유권자는 19%였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WSJ는 이번 조사 결과와 함께 “민주당은 아직 유권자들에게 공화당보다 나은 대안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반적으로 유권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물가·관세·외교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으면서도 해당 분야에서 의회 내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을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부문에서는 트럼프 정권의 대응에 대한 반대가 찬성보다 11%p 높았지만, 공화당에 대한 신뢰도는 민주당보다 10%p 더 높았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있어서도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더 많았지만 공화당은 이 문제에 있어 민주당보다 7%p 더 높은 지지를 얻었다.
WSJ 조사에서 질문한 10가지 주요 쟁점 가운데 유권자가 의회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 분야는 의료와 백신뿐이었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존 안잘로네는 “지금 민주당 이미지가 너무 나빠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을 비판할 만한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실제 유권자와 노동계층과 다시 연결돼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경제적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