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봤습니다.
Q. ‘내구제 대출’이 정확히 뭔가요?
A. ‘내구제 대출’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로, 본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나 유심(USIM)을 브로커에게 넘겨 수수료를 뗀 일정 금액을 받는 불법사금융 대출입니다. 소액 자금이 필요하지만 낮은 신용등급 등을 이유로 합법적인 대출이 어려운 이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Q. 내구제 대출은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요?
A. 전기통신사업법과 사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및 제97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대포폰으로 넘어간 휴대전화가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이용될 경우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사기방조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통신비를 납부할 의사나 능력 없이 휴대전화를 개통한다면 통신사에 대한 사기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급전이 필요해서 휴대전화를 개통해 주고 현금만 받았을 뿐입니다. 정말 몰랐는데 처벌받을 수도 있나요?
A. 네,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 본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나 유심을 타인에게 넘기는 것 자체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입니다. ‘법에서 금지되는 행위인지 몰랐다’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내구제 대출을 유도하는 업자는 보통 ‘합법적인 방법’, ‘간단한 알바’ 등으로 현혹하지만, 상식적으로 본인 명의의 고가 제품을 넘겨주고 현금을 받는 행위가 정상적인 대출이나 거래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법원은 범행의 고의를 판단할 때 주변 상황, 피고인의 직업, 사회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따라서 ‘급전이 필요해서’, ‘합법인 줄 알았다’는 변명이 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Q. 이미 내구제 대출에 연루됐는데, 어떻게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절대 혼자서 해결하려 하거나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경찰(☎112) 또는 금융감독원 불법사 금융피해신고센터(☎1332 → 3번)에 신고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거나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명의도용방지서비스’와 ‘가입제한서비스’를 이용하고 가입한 통신사에 ‘소액결제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구제 대출은 결코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 아닙니다. 달콤한 유혹 뒤에 채무의 늪과 형사처벌이라는 덫이 숨겨져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더라도 불법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혹시라도 연루되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신고하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 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
김세화 변호사는 제5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부터 법무법인(유한) 동인의 변호사(송무전략컨설팅팀)로 활동 중입니다. 주로 민·형사 소송과 수사단계 대응, 그리고 노동 및 회생·파산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중대재해처벌법 해설 및 사례’(공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