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차 판매도 전년 대비 13%↓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어닝쇼크를 나타냈다.
매출은 12%, 주당순이익(EPS)도 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 급락했다. 모두 월가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테슬라는 판매가 13% 수준 감소한 데 이어, 1조2400억 원 수준이었던 ‘규제 기반 정부 지원’이 6040억 원 수준으로 반 토막 난 게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테슬라 실적 보고서와 블룸버그 보도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 2분기 매출은 224억9600만 달러(약 31조 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규모다. 블룸버그는 “2분기 매출 감소 폭이 약 10년 만에 최대”라고 보도했다. 영업이익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주당순이익(EPS) 0.40달러 역시 작년보다 23% 감소했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매출 227억4000만 달러, EPS 0.43달러)를 밑돌았다.
무엇보다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9억2300만 달러(약 1조2700억 원)에 그쳤다. 한때 두 자릿수를 지켜왔던 영업이익 비율도 4.1%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 비율은 6.3%까지 하락하며 월가의 우려가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이보다 2.2%포인트(p) 더 추락한 셈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영업이익 비율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인 곳은 손가락에 꼽을 만큼 적다. 작년 기준, 포르쉐와 페라리 등 일부 고급차 브랜드가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미국과 독일 대중차 브랜드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꿈의 수치’로 여겨진다. 작년 기준 현대차(12.4%)의 영업이익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자동차 매출은 166억6100만 달러(약 23조 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보다 16% 줄어든 수치다. 전체 차 판매도 13% 감소한 38만4122대에 머물렀다.
테슬라는 수익 감소의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크레디트 지원 감소 △인공지능(AI) 및 R&D 프로젝트 추진으로 인한 지출 증가 △전기차 판매 감소 등을 들었다.
이 가운데 테슬라의 알짜 수익원이었던 미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크레디트(Regulatory Credits)’ 감소가 어닝 쇼크에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법으로 정한 환경 규제를 충족하거나 초과 달성한 자동차 제조사는 이 크레디트를 준다. 그렇지 못한 자동차업체는 이를 구매해야 한다. 일종의 ‘환경 점수’다. 환경 규제를 지키도록 정부가 유도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는 이 환경 크레디트가 넘친다. 반면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은 테슬라에 이 규제 크레디트를 사야 한다.
작년 2분기 테슬라의 규제 크레디트 수입은 약 9억 달러(약 1조2400억 원) 수준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1조 원 넘는 분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이 수익이 4억3900만 달러(약 6040억 원)에 그치며 반 토막 났다.
또 이달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서는 제조사별 평균연비 규제를 법으로 정한 ‘미국 연방 연비 기준(CAFE)’ 위반 시 벌금을 ‘0’으로 했다. 다른 제조사가 더는 테슬라에게 규제 크레디트를 구매할 이유가 사라졌다.
전기차 판매 감소에 대해 오토모티브뉴스는 “테슬라는 5가지 모델에 머무는 제품군으로 다양한 전기차 시장에 대응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우리는 자동차 차종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6월에 더 저렴한 모델을 처음으로 생산했고 하반기 양산 계획을 수립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