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미국과 일본은 일본에 부과했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일부 농산물 및 자동차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이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관세부과를 앞두고 이뤄진 조치로, 향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완화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그 시점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봤다. 미일 금리차 축소와 함께 달러·엔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일대비 0.5bp 하락한 2.458%를, 10년물은 0.9bp 떨어진 2.830%를, AA-등급 회사채3년물은 0.2bp 내린 2.950%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강보합세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 충격이 다소 완화되면서 시장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이라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과 맞물려 크레딧 채권시장도 보합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은 두 가지 경로에서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일본과 미국의 통상 마찰 완화로 인한 외환시장 안정이다. 관세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달러·엔 환율이 안정되면 원·달러 환율 역시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 이는 외국인 채권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이 지연되고, 미국 연준(Fed) 역시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유지할 경우, 한은도 금리 인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이 경우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물 금리 모두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우혜영 연구원은 “기조적 인플레이션 둔화와 통상 리스크 완화 흐름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채권금리는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켜볼 변수도 많다. 관세 협상의 구체적 이행 여부와 함께,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GENIUS 법안) 시행, 중국 경기와 위안화 흐름 등은 모두 한국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요인이다. 관세 관련 협상이 경제 펀더멘털 개선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한다면 일시적 낙관에 그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