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락…기존 민심 이탈도 뚜렷
영남 지역 편중 구조…소수 정당으로 전락 우려

국민의힘이 '리더십 공백', '지지율 추락', '영남 중심 인적 구조'라는 3중고에 갇혔다.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들도 거센 반발에 부딪혀 진전을 보이지 못 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계파 간 반발로 사실상 좌초될 위기다. 특히 혁신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의원총회가 두 차례 연기된 점은 혁신의 추진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전국적 수해가 표면적 명분이지만 실상은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면서 혁신위의 동력을 차단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의총 지연이) 폭우 때문이라 믿는다. 그러나 문제는 혁신의 의지를 얼마나 잘 보이느냐, 강한 의지를 보이느냐인데 요즘에는 온라인 카톡도 있고 얼마든지 있다"며 "의지만 있다면 진행시킬 수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전당대회로 가게 되면 굉장히 안 좋다"면서 의총 회피가 의도적이라고 꼬집었다.
한 야권 관계자도 “혁신안을 논의할 의지가 있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의총을 열었을 것”이라며 “계속 미루는 건 결국 혁신위를 조용히 문 닫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당 지지율 20% 권 붕괴 역시 당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9%로 더불어민주당(4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10%대에 재진입한 전주 상태를 유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추락한 뒤 6·3 조기 대선에서 반등했지만 대선 패배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문제로 꼽는 게 영남 중심의 인적 구조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영남(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권 의원과 책임당원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편중 구조다. 수도권과 청년·중도층 공략에 나서야 전국정당으로서 재도약할 수 있으나 인적 쇄신 논의는 영남 중심 기존 주류의 반발로 번번이 좌초된다는 게 당내의 중론이다. 그렇다 보니 내부 소장파와 비주류의 혁신 요구는 묻히고 쇄신 자체가 현실화되지 않는 구조적 함정이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혁신이나 쇄신을 내세우면 자꾸 친 윤 계가 배제되는 분위기 때문에, 일부 당 지도부가 결국 극우 진영과 손잡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게 될까 봐 우려된다"며 "장동혁 의원과 전한길 씨가 함께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 당 지도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점을 볼 때, 그런 흐름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힘의 현재 상황에 대해 "당의 혁신을 위한 첫 번째 단추조차 제대로 끼지 못하고 있다"며 "영남 중심의 안정적인 기반에 의존하고 있어 혁신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의석수가 거의 없는 상태로, 당의 목적은 여전히 정권을 잡는 것에 집중되고 있지만, 영남 지역에만 의존한다면 더는 발전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목표로 하는 정당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발표 여론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