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코인 95% 점유…원화 코인 시급해”
“삼성전자 도입시 연간 1400억원 절감 가능”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본격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토큰증권(STO, Security Token Offering) 관련 법안도 8월 중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민병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강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글로벌 디지털금융 G2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세계 결제시장에 스테이블코인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지금이 우리가 지급결제 시장에서 몇십 퍼센트, 최소한 몇 퍼센트라도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우리는 작은 조각배 운전을 누가 하느냐를 두고 싸우고 있다"며 "쓰나미에 올라탈 생각을 해야 한다"고 속도감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이 7월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한 것을 '폭발'이라고 표현하며 "분명히 미국은 외환거래법상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라고 압박할 것이고 우리는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 의원은 "테더(USDT) 1120억달러, 써클(USDC) 340억달러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편리하면서도 안정적이라면 세계를 석권할 수 있는 게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민 의원은 "우리는 엄청난 K-컬처를 가지고 있고 20% 점유율의 갤럭시 스마트폰, 카카오·네이버 같은 토종 플랫폼 등 사용처를 늘릴 많은 수단이 있다"며 "BTS 콘서트 티켓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거나 삼성 휴대폰에 기본 앱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민 의원은 "삼성전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연간 600억~14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카드 수수료도 4000억원가량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입장에서 카드는 1% 내외의 수수료가 나가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수수료가 없고 물건을 팔면 바로 결제받을 수 있다"며 "24시간 무중단 서비스가 가능해 외국 관광객도 환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이 6월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자기자본 5억 원 이상 국내 법인이 금융위 인가를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자본금 최소화로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 참여를 유도하되, 준비금은 100% 확보토록 해 안정성을 담보했다.
민 의원은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한국디지털자산업협회 법정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제 도입 등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했다"며 “김용범 정책실장과 계속 대담을 해왔고, 법안 내용과 관련해 거의 다 동의하고 숙지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자본금 최소화로 기술력 높은 스타트업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준비금은 100% 기준으로 안정적 확보를 통해 철저한 관리를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유효성 저해와 정책 통제력 약화를 우려하는 데 대해서는 "통화 발권력은 여전히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으며 기존 원화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개념"이라며 "1:1 페깅 메커니즘으로 원화와 실물자산 기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콜드월렛 보관과 도산 절연으로 이용자를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점짜리가 아닌 업계가 동의하는 70점짜리 법안"이라며 "100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디지털자산위원회에서 3차례에 걸쳐 검토했다"고 법안의 현실성을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은 속도가 핵심"이라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화주권 및 경제영토 확장의 핵심 수단으로 삼아 디지털금융 G2로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TO 법안도 내달 중으로 처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민 의원은 ”8월 중 STO 법안에 대한 법안소위를 열고 STO와 관련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는 전날 법안심사1소위에서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민병덕 의원) △STO 제도화 법안(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 STO 법안 5건을 상정한 바 있다.
이날 강연은 민주당의 대표 경제 공부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이 주최한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해 민주당이 할 일 금융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강연에 나선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기술주도형 벤처캐피털(CVC)과 모험자본 확충을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태년 의원은 "대한민국이 기술주도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금융 시스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본시장 인프라 정비와 모험자본의 공급을 시작으로 민주당이 금융 선진화의 길을 책임 있게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