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사라진다"…임대차시장 월세로 급물살 [전세의 월세화, 주거 패러다임 바뀐다 ①]

입력 2025-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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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중 60% 넘어…4년여 만에 완전 역전
수도권-지방 등 지역·주택 유형 모두 증가세
"6·27 대출 규제로 월세 선택 더욱 늘어날 듯"

임대차 시장의 중심이 월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전세 물량이 줄며 가격이 비싸졌고 대출 문턱도 높아지다 보니 세입자들이 전셋집을 떠나 월세를 향해 달려가는 상황이다. 전세 사기 사태도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전세의 월세화는 '6·27 대출 규제'로 더 크게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차 시장의 변화와 미래를 살펴봤다.

임대차 시장의 중심축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때 '내 집 마련 전 단계'로 여겨졌던 전세는 주류 자리에서 밀려 시장점유율 40% 아래로 추락했다. 대신 차선책으로 여겨져왔던 월세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2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확정일자를 받은 전·월세 주택은 총 145만9746가구로, 이중 월세 거래는 61.6%인 89만8731가구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전세가 60%가량을 차지했는데 4년 반 만에 정반대가 된 것이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던 비중은 2015~2017년 56~57% 수준이었고 2018~2020년은 59%대를 기록하며 60%에 육박했다. 하지만 2021년 56.2%로 떨어졌고 이후 2022년 48.1%, 2023년 45.1%, 2024년 42.3%로 빠르게 축소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40% 밑으로 내려왔다.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2022년 51.3%였던 수도권 월세 비중은 지난해 56.9%로 5.6%포인트(p) 높아졌다. 앞선 5년 평균 45.3%와 비교하면 10%p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은 53.3%에서 60.3%로 확대됐다. 5년 평균은 47.3%다. 지방도 2022년 53% 수준에서 작년 59.1%까지 높아졌다. 올해 5월 누적 기준으로는 수도권 59.8%, 서울 63.7%, 지방 63.3%를 기록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비아파트가 빠른 모습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6%다. 비아파트는 74.9%가 월세다. 앞선 5년 평균과 비교하면 각각 5.5%p, 17.2%p 확대된 수치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금리와 전셋값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세를 유지하려면 대출이 필요한데 2022~2023년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 부담이 월세보다 커졌고 이 부분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도화선이 됐다"며 "이후 전셋값 상승에 따른 보증금 부담,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 강화와 같은 정부의 정책, 전세 사기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가속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10월까지만 해도 0.75%로 1%를 밑돌았다가 불과 1년여만인 2023년 1월 3.5%까지 높아졌다. 전셋값은 최근 1년 반 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를 보면 서울은 2023년 말 94.75에서 올해 6월 100.63으로 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5% 올랐다.

서울 핵심지 등 일부를 제외하면 주택시장이 지지부진해 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여건이 된 것과 임차인의 월세 기피가 약화한 것도 월세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6·27 대출 규제'로 전세의 월세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랩장은 "대출이 줄면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가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나는 사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대출 규제는 불이 붙은 월세화에 기름을 부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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