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로는 취업 꿈도 못 꿔”…중국 명문대생, 줄줄이 대학원행

입력 2025-07-19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매년 베이징대 졸업생 80% 학업 이어가
부동산 침체·내수부진 등 경기 악화 반영
트럼프 관세로 외국 기업 채용도 줄어

▲중국 베이징대에서 2일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 베이징대에서 2일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에서 석사는 ‘새로운 학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중국 명문대생들이 줄줄이 대학원으로 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칭화대 졸업생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국 대학원 진학 비율은 2013년 54%에서 2022년 66% 상승했다. 베이징대에선 2019년 졸업생의 48%가 중국 내 석·박사 과정에 등록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그 비율이 66%까지 치솟았다.

명문대를 나와도 대학원에 다시 들어가는 것은 학사 학위로는 취업이 어려운 중국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2023년 베이징대를 상위 10% 성적으로 졸업한 크리스털은 “더는 학부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2014년 졸업생들은 졸업 후 어떻게든 괜찮은 직장을 구하고 편안한 삶을 살았을지 몰라도 우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 시절 틱톡 제작사인 바이트댄스를 비롯해 주요 IT 기업에서 네 번의 인턴십을 마쳤지만, 취업에 실패해 경제학 석사와 경영학 석사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고 한다. 실제로 매년 베이징대 졸업생의 약 80%가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중국 청년들의 취업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식 집계하는 청년(16~24세) 실업률은 2023년 6월 21.3%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채용 시장도 얼어붙었기 때문. 실업률이 치솟자 당국은 한때 공개를 중단해야 했다. 지난해 1월부터 다시 공개된 실업률에는 학업 중인 청년을 집계에서 배제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그래도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5월 청년 실업률은 14.9%에 달했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낸시 첸 경제학 교수는 “중국에선 1970년대 후반 경제 자유화를 시작한 후 실업 문제를 계속 겪어왔다”며 “그러나 지금 고용 시장에서 정말 놀라운 점은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엘리트 고학력층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영향도 있다. 과거 중국 온라인 채용 플랫폼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릴리 리우는 “미국 관세 영향에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명문대 졸업생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것이 낮은 취업률의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마저도 맞지 않는 얘기가 됐다. 첸 교수는 “이들이 단순히 고소득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게 아니다. 평범한 연봉의 일자리를 얻고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립적으로 생활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돈을 벌기 위한 일자리 말이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534,000
    • -3.03%
    • 이더리움
    • 4,523,000
    • -3.93%
    • 비트코인 캐시
    • 849,000
    • -0.82%
    • 리플
    • 3,030
    • -4.08%
    • 솔라나
    • 197,600
    • -6.44%
    • 에이다
    • 618
    • -6.79%
    • 트론
    • 428
    • +1.42%
    • 스텔라루멘
    • 362
    • -3.72%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670
    • -0.68%
    • 체인링크
    • 20,270
    • -5.1%
    • 샌드박스
    • 208
    • -7.1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