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개최⋯'도시 접근성'·'세계유산과의 연계성' 고려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의 정체성을 세계에 선보이겠다"

전 세계 문화유산에 관한 가치·보존 등을 논의하는 자리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내년에 한국에서 열린다. 한국이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처음이다.
1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전날(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2026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으로 한국을 최종 선정했다. 회의는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유치 수락 연설에서 "올해는 대한민국의 세계유산이 처음 등재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기금 등에 꾸준히 기여하며 유산 보호에 있어 국제사회의 실질적 지원을 강화해 왔다"면서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전 인류가 공유하는 유산에 대한 책임을 다시금 되새기고,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의는 1977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도 몇 차례 개최됐다. △태국 푸껫(1994) △일본 교토(1998) △중국 쑤저우(2004)·푸저우(2021, 화상회의) △캄보디아 프놈펜·시엠레아프(2013) △인도 뉴델리(2024) 등에서 열린 바 있다. 한국은 세계유산협약 가입 후 38년 만에 첫 회의를 열게 됐다. 현재까지 196개국이 협약에 가입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관리하는 중추적 기구다. 신규 등재 유산을 심사하고, 보존·관리 방안을 논의한다. 세계유산과 관련한 주요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이로써 부산시는 지난달 30일 대한민국의 단독 후보로 선정된 후 약 2주 만에 유네스코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며 유치를 확정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과 관광, 외교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는 부산의 주 회의장 여건과 도시 접근성, 주변 권역 세계유산과의 연계성 등을 높이 평가하여 개최 후보 도시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피란수도 유산도시'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문화적 서사를 구축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 같은 정체성은 유네스코의 기본 방향성인 '기억의 유산'이라는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현재 부산시는 해운대구에 있는 전시·컨벤션 센터인 벡스코(BEXCO)에서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향후 국가유산청, 부산관광공사, 부산연구원 등과 실무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회원국 대표단 196개국을 위한 의전·숙박·홍보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유치 확정은 대한민국과 부산의 문화적 품격을 세계에 입증한 성과"라며 "유산의 보전은 물론, 문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 평화라는 유네스코의 가치를 담아내는 국제 행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과 함께 준비하는 국제행사로 만들고, 아시아의 유산 도시로서 부산의 정체성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최근 '반구천 암각화' 등재로 인해 총 17개의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아래는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현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