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수익성 확대 방안 중 하나로 보험 판매(방카슈랑스)를 눈여겨보고 있다. 대출 총량 절반 축소 등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가계대출 확대가 어렵고, 기업대출은 건전성 부담이 커 적극적으로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5월(누적 기준)까지 생보업계의 방카슈랑스 신계약 건수는 21만118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9만2440건)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이 보험상품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와 관련이 있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의 최대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했다. 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서 가계대출 심사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전통적인 수익원인 이자이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기업대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자본비율에 대한 부담이 크다. 특히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은 위험가중자산(RWA)을 증가시켜 주주환원 여력과 관련이 깊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부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비이자이익 확대의 중심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신탁 상품이었지만 지난해부터 관련 상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방카슈랑스가 대체 채널로 주목받았다”며 “특히 보험상품은 장기 고정금리 특성상 금리 인하기에 고객 수요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시장 상황과 맞물려 은행들이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가계여신은 규제로 막히고 기업여신도 밸류업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비이자이익 확대의 일환으로 방카슈랑스가 주요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방카슈랑스 판매 확대를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방카슈랑스 비대면 가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기존 11단계였던 프로세스를 6단계로 줄이고 애플리케이션(앱) 내 사용자환경(UI)도 고객 친화적으로 개편했다. 변액보험 상품에 우선 적용했으며 향후 다른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BNK경남은행도 방카슈랑스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하며 보험 영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번 시스템 개편으로 △거래시간 단축 △사용자 편의성 향상 △보험료 입금 오류 해결 △서류 일괄 스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4월 금융당국이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이른바 '방카룰' 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상황은 더 좋아졌다. 기존에는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었지만 이제 생명보험은 33%까지, 손해보험은 50~75%까지 각각 허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