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당신이 살 집을 짓는 외국인 근로자

입력 2025-07-14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 외국인 근로자가 짓지 않은 단지가 있을까요? 특히 철근콘크리트 등 힘쓰는 일은 외국인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한국인이 살 집을 외국인이 짓는 시대가 된 겁니다."

한 종합건설사 대표는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실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건설 현장 리포트: 외국인 근로자 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한 외국인 근로자는 22만9541명으로, 전체 근로자(156만여 명)의 14.7%를 차지한다. 건설 현장 근로자 7명 중 1명은 외국인인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0년부터 5년 연속 상승세다.

현장에서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애로사항은 언어다. 중국 국적자를 제외하고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는 단기 체류 비자인 E-9 비자(비숙련 인력)로 들어온 이들이다. 안전 및 기초 실무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어 업무를 익히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업무가 손에 익을 만 하면 현장을 옮기는 등 연속성이 떨어지는 점도 어려움을 키운다. E-9 비자 인력은 최대 4년 10개월간 체류가 가능하지만, 한 건설 현장에서 모든 기간을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한 전문건설사 대표는 "가장 어려운 건 아무래도 언어에요. E-9 비자 근로자는 말이 안 통하니까 일꾼으로 만드는 데 1년이 걸려요. 문제는 그렇게 키워놓고 나면 다른 현장으로 가버린다는 거죠. 그러다 비자 기간이 만료되고 불법체류자가 되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외국인 숙련공 부족이다. 국내 건설 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52.2세로 2004년(37.5세) 이후 매년 오르는 추세다. 청년층의 건설 현장 기피가 심화하면서 신규 인력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은 자재 나르기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친다.

우리가 살 집은 외국인 근로자가 짓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비자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 장기적으로 숙련공이 자리 잡도록 하고, 음지로 숨어드는 불법 체류 근로자를 막아 양지에서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해야 할 이유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용 "숫자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 아냐"…초격차 회복 강조
  • '불장'에 목표주가 훌쩍…아직 더 달릴 수 있는 종목은
  • "신용·체크 나눠 혜택만 쏙"…요즘 해외여행 '국룰' 카드는
  • '민간 자율' vs '공공 책임'…서울시장 선거, 부동산 해법 놓고 '정면충돌' 예고
  • 설 차례상 비용 '숨고르기'…시장 29만원·대형마트 40만원
  • 신한·하나·우리銀 외화예금 금리 줄줄이 인하…환율 안정 총력전
  • 고급화·실속형 투트랙 전략… 설 선물 수요 잡기 나선 백화점
  • 예별손보, 매각 이번엔 다르다…예비입찰 흥행에 본입찰 '청신호'
  • 오늘의 상승종목

  • 01.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850,000
    • -0.14%
    • 이더리움
    • 4,363,000
    • +0.09%
    • 비트코인 캐시
    • 877,000
    • +0.06%
    • 리플
    • 2,820
    • -0.39%
    • 솔라나
    • 187,900
    • +0%
    • 에이다
    • 528
    • -0.38%
    • 트론
    • 437
    • -0.46%
    • 스텔라루멘
    • 311
    • -0.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480
    • -0.19%
    • 체인링크
    • 17,960
    • -0.66%
    • 샌드박스
    • 215
    • -6.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