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등 업고 군 급식 수주 시너지 기대
내부 거래 확대에 따른 공정 경쟁 훼손 우려

한화그룹에 편입된 아워홈이 그룹 계열사 물량 확보에 속도를 내며 급식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내부거래 확대에 따른 공정한 경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화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호텔)는 5월 단체급식 시장 2위인 아워홈을 인수,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아워홈은 최근 서울 종로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옥의 구내식당 운영권을 신규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구내식당 운영은 지난해 말까지 사조그룹 계열사 푸디스트가 맡았다. 그러다 작년 말 푸디스트와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한화 측은 기존 계약을 끝내고 한화호텔 계열사인 한화푸드테크에게 구내식당 운영을 맡겼다. 한화푸드테크는 푸드테크 전문 계열사로 급식 운영 경험이 없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본사 사옥 급식 운영권을 아워홈으로 넘겨주기 위한 밑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푸디스트와의 계약 만료 시점 당시만 해도 한화호텔의 아워홈 인수가 완료되지 않은 때였다. 만일 당시 바로 푸디스트와 재계약했다면 아워홈 인수 이후 운영권을 넘길 시기도 지체되는 만큼, 임시방편으로 한화푸드테크에 급식 운영을 맡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급식업계는 한화그룹 본사 수주가 계열사 급식 물량을 아워홈으로 몰아주는 신호탄이라고 본다. 현재 다른 급식업체들이 맡고 있는 한화 계열사 급식 운영도 기존 계약이 종료되면, 자연스레 아워홈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아워홈은 한화 편입 직후 그룹 계열사 식당 수주 입찰에 속속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급식·식자재유통 사업 성장성을 눈 여겨 본 한화호텔은 아워홈 인수를 통해 급식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당장 한화그룹 계열사 물량을 확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이 보인다. 한화호텔은 2020년 단체급식·식자재 유통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할·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팔고 시장에서 철수했었다.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의 아워홈 일감 몰아주기는 몇 년간 이어져 온 급식 일감 개방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이 방산 분야에도 강점이 있어 아워홈이 조만간 군 급식 물량 확보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워홈은 지난달 공군 3개 부대 병영 식당 운영권을 잇달아 따냈다. 신규 수주한 공군부대는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제16전투비행단, 제18전투비행단이다. 아워홈은 신규 수주한 이들 3곳 식당을 포함해 전국 육·해·공군 10여 개 부대의 병영 식당을 운영 중이다.
다만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과거 안정적으로 확보했던 범LG 계열사의 단체급식 물량 유지는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매각 전 범LG가에 속했던 아워홈은 LG그룹 주요 계열사, LS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급식 운영을 다수 맡아왔다. 하지만 아워홈이 한화 품에 안기면서 범LG 기업들도 더는 아워홈에게 급식 물량을 맡겨야 한다는 부채감을 덜게 됐다.
아워홈 관계자는 “한화의 경우 그룹사 편입 이전에도 고객사로 두고 있었다”면서 “다른 고객사과 동일한 과정을 통해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