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환수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와 '시왕도'가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고려와 조선 전기 불교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8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광복 80주년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일본에서 돌아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공개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환수 소회를 전했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는 짙은 남색 종이에 금빛 글씨로 쓴 고려 시대의 불경이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종의 근본 경전으로 부처와 중생이 하나라는 것을 기본 사상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환수한 유물은 중국 당나라 승려가 한문으로 번역한 80권 중 22권을 옮겨 적은 것이다. 표지에는 금·은니로 그려진 5송이의 연꽃이 배치되었고, 넝쿨무늬가 연꽃 송이를 감싸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장자가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시왕도'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2023년 8월 일본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한 후 국가유산청과의 협력을 통해 낙찰에 성공, 지난해 11월 국내로 환수했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미술품으로 고려 불화의 흔적도 남아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시왕도란 저승의 열 명의 왕을 그린 그림이다. 불교의 사후 세계관과 관련된 지옥 심판 장면을 묘사한 불화다. 이번 환수본은 총 10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1폭당 1명의 시왕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각 폭 상단에는 시왕들의 재판 주관 장면을 크게 부각시킨 한편, 하단에는 옥졸에게 체벌 당하는 망자들의 처참한 광경을 비교적 작게 묘사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공개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와 '시왕도'는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보존 상태가 양호해 향후 다양한 연구와 전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