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까지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글로벌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품목 수 기준 세계 1위이다. 특히 2023년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최단기간 내 조 단위 매출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있다. 지난해 12월 2대 사장에 취임한 김 사장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창립 초기부터 합류해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글로벌 허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바이오 전문가 출신이자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김 사장은 최근 신설된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도 겸임하며,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신약개발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의 현장 경험과 전략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의 바이오사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끌어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전 과정을 직접 총괄한 경력의 바이오 전문가로, 업계에서 보기 드문 ‘현장형 CEO’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약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를 취득하며 바이오 의약품 개발 전문가로서 기반을 다졌다.
2010년 삼성종합기술원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개발본부 OI(Open Innovation)팀장으로 파이프라인 구성에 기여했으며, 이후 개발본부의 QE(Quality Evaluation)팀장, 임상·메디컬·RA(Regulatory Affairs) 총괄을 거쳐 2022년부터 3년간 개발본부장을 맡아 제품 개발 전반을 이끌었다. 이 기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여러 바이오시밀러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전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CEO가 많지 않은데, 김 사장의 풍부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은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과 글로벌 전략 추진에 있어 큰 강점으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1조5377억 원, 영업이익 435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112% 증가한 수치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최단기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또 한 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 같은 실적은 미국, 유럽,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잇따라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미국 10개, 유럽 11개 한국에서는 11개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품목 수 기준 글로벌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고,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도 FDA 승인을 획득해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R&D) 및 인허가 역량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김 사장의 ‘기민한(Agile) 조직’ 철학과 빠른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개발본부장에 오른 김 사장은 효율성과 협업 강화를 강조하며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 인허가까지 제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는 부서 간의 협업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개발 속도를 높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에피스클리로 일반적으로 14개월 이상 소요되는 유럽의 품목허가 절차를 11개월로 단축해 허가를 받았다. 2024년에는 다수의 품목허가 성과를 달성하며 2000억 원 이상의 마일스톤 수익을 확보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마일스톤 수익 없이도 매출 4006억 원, 영업이익 1280억 원으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리더십 아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의 신약개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적분할하며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신약개발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번 개편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에 집중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향후 신약개발에 특화된 신규 자회사들을 아우르는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앞으로 삼성그룹 차원의 신약개발은 이 지주사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첫 수장으로 김 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오랜 기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이끌어온 전문가로, 그동안 회사의 성과를 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은 신설 지주회사를 맡은 배경에 대해 바이오 개발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 적임자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단순한 사업 분리가 아닌, 신약개발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CDMO와 바이오시밀러 중심 전략을 펼쳐온 삼성은 SK·LG 등 경쟁 그룹과 달리 굵직한 신약 성과는 없었던 상황이었다.
아직 구체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신설 자회사를 통해 바이오 플랫폼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수합병(M&A) 등 외부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 계획도 밝힌 만큼 신약개발 모멘텀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제품 개발 전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강조해 성과를 창출했던 김 사장의 지휘 아래, 삼성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자체 신약을 보유한 ‘빅파마급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