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국면이 휴전으로 잠시 가라앉은 가운데 이후 전개될 양상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휴전 합의는 3단계에 따라 진행된다. 먼저 미국 동부 시간 24일 0시(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까지 6시간 동안 양측이 계획돼 있던 마지막 군사작전을 마치는 것으로 시작을 알려야 한다. 이후 이란이 먼저 12시간 동안 공격을 중단하고, 이어 이스라엘이 12시간 동안 공격을 멈춘 것이 확인되면 25일 0시를 기해 휴전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휴전 기간 상대측은 평화적이고 (상대를) 존중하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란의 휴전 시작 시점부터 24시간 후 전 세계는 '12일 전쟁'의 공식 종료를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뉴스
다만 알자지라 등 일부 아랍권 매체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른 매체인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오전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했지만,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장관들에게 성명을 발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IDF)도 이란에서 발사된 새로운 미사일 공격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휴전 합의가 제대로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 국가 간 분쟁에서 이뤄진 '단기 휴전'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단기 휴전이 완전 휴전(종전)으로 이어진 사례는 1991년 걸프전과 1953년 한국전쟁이 있다. 걸프전 당시에는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이라크군을 무력화했다. 이라크는 100시간 만에 '사실상 항복'을 하면서 단기간에 휴전 및 종전 협정이 체결됐다. 이는 단기간 휴전이 완전 휴전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한국전쟁 또한 1951년부터 2년간 지루한 휴전 협상이 이어졌고,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다만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은 정전협정으로, 전쟁 상태를 완전히 끝낸 것은 아니다. 이 협정으로 전쟁 상태가 공식적으로 종결되지 않으면서 한반도는 여전히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단기 휴전 후 다시 전쟁으로 돌입한 사례도 있다. 1954년 제네바 협정으로 프랑스와 베트남 간 1차 인도차이나 전쟁은 종결됐으나 예정된 총선과 통일은 이뤄지지 않아 '2차 인도차이나 전쟁(베트남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후 미국이 개입한 베트남 전쟁에서는 1968년부터 5년간 협상이 이어졌고 1973년 파리 평화협정이 체결됐으나 협상 기간에도 전투는 계속됐다. 결국 미군 철수 2년 만인 1975년 북베트남이 평화협정을 무력화하고 전면 군사 공세를 감행해 남베트남을 붕괴시켰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2025년 부활절 휴전이 잠시 있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면서 휴전이 갑작스럽게 끝났다. 양측은 휴전 위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이란과 분쟁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란 외에도 하마스와 종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최근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으나 과거에도 휴전과 전쟁이 반복됐다. 일각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도 이와 비슷하게 보고 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선임연구위원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지 보도들이 엇갈리는 만큼, 진짜 휴전이 됐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재공격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상황은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