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날이 오면 골프장을 찾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최근에는 20·30세대는 물론, 40·50세대까지 골프에 입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죠. 이른바 ‘골린이(골프+어린이)', 즉 초보 골퍼들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골프장에는 처음 필드를 밟는 분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죠.
그런데 막상 나가면, 초보 골퍼들이 가장 먼저 당황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골프 용어’입니다. 골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스포츠인데요. 용어들을 잘 알고 익힌다면 그날의 라운딩은 더 좋은 분위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버디’, ‘파’, ‘홀인원’처럼 골프 중계나 예능에서 들었던 용어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정작 실제 필드에서 “슬라이스 났어요”, “양파 쳤네요”, “오비입니다” 등과 같은 말들은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실제 골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골프 용어들을 상황과 함께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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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슬라이스(Slice)는 공이 오른쪽으로 심하게 휘어 날아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첫 드라이브를 잡고 힘껏 스윙했을 때 오른손잡이 골퍼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이 모습을 본 캐디는 “슬라이스가 나서 공이 오른쪽 나무숲으로 들어갔어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훅(Hook)은 공이 왼쪽으로 심하게 휘는 경우입니다. 흔히 ‘갈고리’처럼 휘어간다고 해 ‘훅’이라고 부릅니다. 드라이브 헤드 안쪽에 공이 맞으면 자주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캐디는 “훅이 심해서 OB(아웃 오브 바운즈) 지역으로 공이 빠졌네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로우(Draw)와 페이드(Fade)도 있는데요. 슬라이스나 훅처럼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공을 살짝 휘게 치는 기술을 말합니다. 드로우는 왼쪽으로, 페이드는 오른쪽으로 천천히 휘게 만드는 기술이죠. 굽어진 코스를 공략하기에 앞서 캐디는 “그린이 왼쪽이라 드로우로 노려보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는 건데요.

양파는 들어보셨나요?. '양파'는 골프에서 각 홀의 기준 타수(파·Par)의 두 배를 치는 경우를 일컫는 아마추어 은어입니다. 예를 들어 파 3홀에서 6타, 파 4홀에서 8타, 파 5홀에서 10타를 기록하면 모두 '양파'에 해당합니다. 공식 용어로는 '더블 파(Double Par)'라고 하며 기준 타수의 두 배를 쳤다는 뜻입니다. 흔히들 캐디가 “벙커 빠지고, OB 나고…결국 양파네요”라고 하죠.
초보자라면 또 듣는 얘기가 깨백입니다. ‘100타를 깼다’라는 뜻입니다. 18홀 기준 100타 이하로 치는 것을 의미하며 초보 골퍼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죠.
'오잘공'은 매너 표현 중에 하나이며 또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멘트이기도 합니다. '오늘 제일 잘 맞은 공'의 줄임말인데요. 온종일 안 맞던 샷 중 딱 한 번 제대로 맞은 공을 이렇게 부릅니다. 혹은 지금까지 쳤던 공중에 가장 멀리 가면서도 정확히 가면 '오잘공'이라는 표현을 쓰죠.

더 자세히 필드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들이 있는데요. 공의 윗부분만 쳐서 공이 낮고 튕기며 날아가는 실수, 탑볼입니다. 공을 치기 전 땅을 먼저 치는 경우인 땅볼도 있는데요. 거리 손실이 크고 샷이 엉망이 돼 여기서 평정심을 잃기가 가장 쉬워 조심해야 합니다.
멀리건이라는 비공식적인 용어도 있는데요. 라운드 중 실수한 첫 샷을 다시 치게 해주는 '은근한 봐주기'입니다. 보통 첫 티샷에서 사용되는데요. 같이 동행한 지인들이 “첫 샷 OB 났으니까, 멀리건 한 번 쓰세요”라고 봐준다면 벌타 없이 다시 드라이버를 잡을 수 있는 거죠.
컨시드는 퍼팅할 때 상대방이 ‘넣은 걸로 쳐요’ 하고 인정해주는 상황인데요. 골린이들을 위해 고수분들이 흔히 넓은 아량으로 컨시드를 외쳐주곤 하죠. “그 퍼팅은 컨시드 드릴게요. 거의 붙었네요.”
이외에도 다양한 용어들이 존재하는데요. 더 배우고 알고 간다면 함께하는 지인들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슬라이스가 나고, 양파를 쳐도 괜찮습니다. 의미를 알고 웃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여러분은 골프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들어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