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들의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 텍사스 주는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금으로 보유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3%를 확보했다는 소식과 엘살바도르가 여전히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고 있다는 소식도 글로벌 코인마켓에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 옵션 시장의 미결제약정 규모는 약 51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의 미결제약정은 약 17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미결제약정은 시장의 참여도와 심리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미결제 계약의 총 가치를 나타낸다.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데리빗에서는 비트코인 옵션과 이더리움 옵션 모두 콜 옵션의 비중이 우세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59.73%가 콜 옵션이며, 이더리움은 67.39%로 콜 옵션의 비율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한편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계약은 비트코인이 27일까지 9만5000달러로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포지션이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다음 달 11일까지 10만5000달러로 상승할 가능성을 점치는 계약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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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비트코인 준비금 설립법(SB21)에 서명했다. 텍사스는 애리조나, 뉴햄프셔에 이어 세 번째로 관련 입법을 마무리했지만, 공적 자금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기금은 텍사스가 처음이라고 외신은 일제히 보도했다.
이 기금은 기존 주 정부 재정 체계와 분리돼 텍사스 회계감사관이 운영한다. 기금은 별도 법안(HB4488)에 따라 주 정부 일반재정 통합 시 발생할 수 있는 예산 통합 조치로부터 보호받는다. 내년 여름까지 비트코인 매입이 되지 않더라도 기금 존재는 법적으로 유지된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찰스 슈베르트너 상원의원은 "텍사스는 땅도 사고 금도 산다. 최근 10년간 최고 자산으로 평가되는 비트코인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비트코인 매입은 회계감사관실이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이달 약 697억 달러(약 95조2660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2100만 개 비트코인 공급량 중 약 68만 개에 해당한다. 미국 내 모든 현물 비트코인 ETF가 합산 보유한 비트코인 점유율 6.12% 중 절반 이상인 54.7%를 블랙록이 차지하고 있다.
이로써 IBIT는 출시된 지 1년 반도 안 된 ETF임에도 전 세계 ETF 중 운용자산 기준 23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으로 △채굴자들의 매도 압력 △단기 차익 실현 △개인 투자자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리야 칼체프 넥소 애널리스트는 "장기 보유 지갑이 채굴 공급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을 흡수하고 있다"며 "기관의 자산 전략이 시장의 하방 압력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는 점점 고액 투자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평균 거래 규모는 3만6200달러로 증가했고,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거래가 전체 활동의 8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래스노드는 "거래 건수는 줄었지만, 거래당 처리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이는 대형 투자자가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는 IMF와의 14억 달러(약 1조 9024억 원) 대출 협정 이후에도 비트코인 매입을 이어왔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청에 따르면 정부의 국고 지갑에는 현재까지 총 6209개의 비트코인이 보관돼 있다. 지난해 12월 IMF 협정 발표 이후 비트코인 240개를 추가 매입한 것이다.
협정에 따르면 IMF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에서 제외하고, 공공 부문 차원의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에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부터 추진해 온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IMF 미주국 책임자인 로드리고 발데스는 4월 기자회견에서 "엘살바도르는 전체적인 재정 부문으로 비트코인 비축 중단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기술적으로 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IMF 협정의 '유연한 해석'이 엘살바도르가 매입을 지속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블록체인 자문가 앤디 리안은 "IMF의 유연한 해석은 매입 주체가 비공공 부문이거나 자산이 재분류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엘살바도르가 IMF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비트코인 친화적 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