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던 소라가 동해로 북상한 이유, 국책연구원 국제학술지 게재

입력 2025-06-23 09:4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기후변화로 소라 먹이 변화? 면역기능 저하가 원인 밝혀 내

▲연구에 활용한 소라. (사진제공=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에 활용한 소라. (사진제공=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 해역에 살던 소라가 동해 연안으로 북상한 원인을 국책연구원이 과학적으로 분석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소라(Turbo sazae)의 서식지가 남해안에서 동해 연안으로까지 북상한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유전적 연결성 분석을 통해 규명하고 관련 연구 결과를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Animals Journal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 따르면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던 소라가 2018년 기준 북위 37도(울진 인근)까지 서식 범위를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해양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의 북방한계선이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KIOST 연구팀이 이를 소라의 유전적 연결성 분석을 통해 입증한 것이다.

KIOST 열대·아열대연구센터 양현성 박사 연구팀은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 조영관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갯녹음 현상이 저서생태계 구성 생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소라의 생리·생태·유전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갯녹음 현상은 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바다 사막화’라고도 한다. 그 결과, 제주와 동해안에 서식하는 소라가 같은 유전적 특성을 보인 종임을 확인했다.

▲(a) 우리나라 제주에서 동해로 흐르는 대마난류와 동해 난류 흐름도, (b) 원형 차트는 각 정점에서 채집된 소라의 하플로타입 구성 비율을 의미함. 제주와 동해 연안 모두에서 EJ1 하플로타입이 공통적으로 우세하다는 점은 대마난류를 통한 강력한 유전적 연결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됨. (사진제공=한국해양과학)
▲(a) 우리나라 제주에서 동해로 흐르는 대마난류와 동해 난류 흐름도, (b) 원형 차트는 각 정점에서 채집된 소라의 하플로타입 구성 비율을 의미함. 제주와 동해 연안 모두에서 EJ1 하플로타입이 공통적으로 우세하다는 점은 대마난류를 통한 강력한 유전적 연결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됨. (사진제공=한국해양과학)
또 KIOST 제주바이오연구센터 연구팀은 소라 개체군 감소의 주요 원인이 해수온 상승으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에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기존에는 갯녹음 현상이 제주 해역에 서식하는 소라의 먹이 변화를 일으켜 소라 개체군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연구결과 먹이 변화는 소라의 번식 및 체내 생리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고수온 환경이 면역 기능을 저하한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는 소라 유생이 대마 난류 등의 해류를 따라 북상하면서 동해 연안에 정착하고 서식지를 확장했을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며 제주 및 동해안 개체군의 형태학적 특징과 유전학적 정보를 종합 분석함으로써 기후변화가 해양 생물의 분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소라의 북상 및 정착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앞으로 해양 생물의 기후 적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은 해양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해양 생물의 분포 변화 양상을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우리 바다의 생태계 관리 및 보전을 위한 기반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평당 4600만원대 진입"…끝 모를 서울 분양가 상승세
  • 제헌절과 공휴일, 재회 기대감 [해시태그]
  • 모수개혁은 한계, 통합적 구조개혁 필요 [다시 연금개혁]
  • "7~8월 누진세 구간 완화"…여름 전기요금 폭탄 면할까
  • 소버린 AI, ‘자립’에서 ‘확장’으로⋯글로벌 기술패권 노린다 [이재명표 AI 전략]
  •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위협에도 상승…다우지수 0.2%↑
  • 12만 달러 뚫은 비트코인, 숨 고르기…연말 15만 달러 조준 [Bit코인]
  • '불꽃야구' 성남고 2차전, 문교원의 짜릿한 역전타
  • 오늘의 상승종목

  • 07.1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59,927,000
    • -3.63%
    • 이더리움
    • 4,070,000
    • -1%
    • 비트코인 캐시
    • 670,000
    • -3.6%
    • 리플
    • 3,907
    • -1.51%
    • 솔라나
    • 219,200
    • -2.84%
    • 에이다
    • 988
    • -3.14%
    • 트론
    • 409
    • -0.73%
    • 스텔라루멘
    • 614
    • -5.39%
    • 비트코인에스브이
    • 35,240
    • -3.5%
    • 체인링크
    • 21,070
    • -3.08%
    • 샌드박스
    • 410
    • -6.3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