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데이 1위⋯미국 K선크림 열풍 주역
미국 울타뷰티 진출...인도·아프리카 110여개국 활약

‘스킨1004’는 한국인에겐 다소 촌스러운 이름일 수 있지만, 해외에선 가장 ‘핫’한 K뷰티 브랜드 중 하나다. 합리적인 가격에 준수한 제품력이라는 K뷰티의 강점을 갖췄을 뿐 아니라, 차별화한 원료와 브랜드, 마케팅 등에서 호평받는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성과를 낸 후 인도와 아프리카 같은 신흥 시장까지 공략하며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K뷰티 선두주자로 활약 중이다.
2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2013년 발매한 스킨1004는 국내외에서 무명 브랜드였지만, 2016년 스타트업 크레이버에 인수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크레이버는 스킨1004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고, 2019년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했다. ‘원료주의 스킨케어 브랜드’를 표방하며 자연의 순수함을 피부에 전하는 제품을 기획했다.
스킨1004의 핵심 원료는 국내에서 보통 병풀로 불리는 센텔라아시아티카(센텔라)로, 평균 23~27도, 고도 700m의 센텔라 재배 최적의 환경을 갖춘 마다가스카르에서 철저한 시스템 아래 수확되고 있다. 스킨1004는 그 중 최상품을 엄선해 유해성분을 배제한 순도 100%의 센텔라 정수를 활용한다.
스킨1004는 센텔라의 정수를 화장품에 담기 위해 GACP(Good Agricultural and Collection Practices) 공정을 거친다. 센텔라 재배에 최적화된 마다가스카르의 17개 지역을 엄선, 원료의 오염 방지를 위해 훈련받은 전문 수확자만을 고용해 수확한다. 훈련된 전문 수확자들은 센텔라 채집 전 손을 씻고, 다친 상처로부터 나온 혈액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채집 시 날카로운 칼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수확과 보관 과정에서도 화학물질과 합성수지 등이 없는 곳에서 땅에 닿게 하지 않게 하는 등 엄격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킨1004는 동물 실험과 동물성 성분을 배제하며 비건 인증 등을 받은 제품으로, 유해 성분은 배제하고 피부에 이로운 성분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현재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인 ‘클린뷰티’를 일찍이 실천했던 셈이다.
스킨1004의 원료주의 고집은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앞선 브랜드 철학과 우수한 제품력으로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했고 판매량이 빠르게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올리브영에 입점 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 발을 뻗었다.
미국 아마존에서 크게 반응이 온 제품은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 세럼’이다. 2023년 미국 아마존 최대 행사인 ‘프라임 데이’에서 선크림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K뷰티 상품인 백탁과 끈적임 없이 산뜻하고 촉촉한 ‘K선크림’의 시초가 됐다.
스킨1004는 2024년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울타뷰티에 K뷰티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입점하는 성과를 냈다. 울타뷰티는 미국 내 14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로컬 뷰티 전문 스토어다. 스킨1004는 온라인 론칭과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중 절반가량인 653개 매장에 처음 입점했고, 소비자 호응에 739개 매장 추가 입점까지 이뤄냈다.
스킨1004 관계자는 “울타뷰티 대규모 입점은 K뷰티의 미국 메인스트림 진입을 상징한다”며 “울타뷰티는 4220만 명의 충성도 높은 회원을 보유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킨1004는 K뷰티 주력 국가를 넘어 인도와 아프리카 같은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에서는 K뷰티의 높은 관심을 활용해 주요 뷰티 스토어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럭셔리 뷰티 스토어 ARC, 나이지리아의 뷰티 스토어 메드플러스 등에 입점하며 고온다습한 기후에 적합한 라인을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글로벌 브랜드를 꿈꾸는 스킨1004는 매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 있다. 구체적 매출로 보면 △2020년 77억 원 △2021년 255억 원 △2022년 331억 원 △2023년 677억 원 △2024년 2800억 원 등 매년 가파른 성장세다. 특히 미주 및 유럽 매출이 절반가량으로 선진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킨1004 관계자는 “원료의 순수함과 글로벌 소비자 맞춤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뷰티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