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26.7억달러 전망
전기차→ESS 라인 전환 등
K배터리 사업 확대 주력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부터 ESS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은 발빠르게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2022년 설립한 자회사 버테크를 통해 북미 ESS 사업을 본격화했고, 지난해에만 세 차례 조(兆) 단위 수주를 따냈다. 최근에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이달 초부터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SDI는 올 3월 미국 최대 전력 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삼원계(NCA)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유럽 상업용 ESS 선두 기업인 독일 테스볼트에도 자사의 일체형 ESS 제품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를 공급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한 무정전전원장치(UPS) 시장도 공략 중이다. UPS는 데이터센터 등에 정전이 발생했을 때 긴급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삼성SDI가 독자 개발한 ‘U8A1’은 랙당 출력이 기존 대비 40% 높아졌고, 장수명 특성을 갖췄다.
SK온도 지난해 말 ESS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옮기고 ‘ESS 솔루션&딜리버리실’을 신설해 ESS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유휴 설비를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ESS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액침냉각 기술 등 데이터센터 전용 에너지 솔루션 사업 전반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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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ESS는 배터리 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용 ESS 시장은 지난해 15억8000만 달러에서 2030년 26억7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개화와 함께 ESS는 단순히 전기를 저장하는 기능을 넘어 전력망을 안정화하고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