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아니었어?"…Z세대에게 통한 중국의 '새 얼굴' [솔드아웃]

입력 2025-06-13 17:2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짝퉁의 천국. 안타깝지만 '중국' 하면 어렵지 않게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명품 브랜드 제품을 카피한 사례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유행한 '올드 아이폰' 트렌드에서는 중국발 아이폰 99%가 짝퉁인 것으로 드러났고요.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K뷰티 브랜드들도 당했습니다. 무단으로 공식 로고를 사용하는가 하면 패키지와 용기를 정품과 유사하게 제작한 중국산 위조제품이 판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라부부(Labubu)마저 현지 도매 시장에서 짝퉁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그런데 요즘 뭔가 이상합니다. Z세대 사이에서 중국이 '힙하다'는 수식어와 함께 재평가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주말에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가 하면, 현지에서 화려한 메이크업을 받고 '인생샷'을 건집니다. 유튜브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 간식이 유행하고, 온갖 화장품을 섭렵하는 코덕(코스메틱 덕후)들은 남다른 생김새의 중국 화장품도 모으고 있습니다.

Z세대가 발견한 중국의 새 얼굴, 매력은 뭘까요?

▲(출처=유튜브 채널 '아옳이')
▲(출처=유튜브 채널 '아옳이')

'밤도깨비 여행' 가능한 상하이…이색 체험도 인기라는데

중국 상하이는 근대 역사와 국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꼽힙니다. 디즈니랜드와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는 상하이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인데요. 이밖에도 야경이 아름다운 거리 와이탄, 랜드마크 타워 동방명주, 중국 전통 정원 예원 등에서는 한국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이후 중국, 그중에서도 상하이를 찾는 여행객들이 급속도로 늘어났습니다. 그도 그럴 게 상하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직항 항공편을 이용하면 2시간 정도가 걸리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시차도 1시간에 불과하죠. 접근성이 좋다 보니 학생과 직장인들은 주말에 훌쩍 떠날 수 있는 '밤도깨비 여행' 명소로도 통합니다.

이색 체험으로도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왕홍(网红)', 들어본 적이 있을까요?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중국에서는 왕홍이라고 부르는데요. 현지 왕홍 사이에서는 화려한 속눈썹, 또렷한 아이라인, 진한 윤곽, 뽀송뽀송하면서도 화사한 피부 표현의 메이크업이 인기입니다. 이 메이크업을 상하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데요. 왕홍 체험 스튜디오에서 메이크업은 물론 헤어 스타일링을 받고 왕관이나 머리 장식 등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뒤 중국 한족의 전통 의복으로 알려진 '한푸'까지 대여해 입을 수 있습니다. 마치 중국 사극 속 배우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거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해가 진 저녁부터는 예원 거리에 등불과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데요. 이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을 수 있습니다. 스타일링부터 의상 대여, 촬영까지 포함된 체험 코스 비용은 대략 10만 원 안팎이죠.

▲(출처=플라워노즈, 주디돌, 플로르떼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플라워노즈, 주디돌, 플로르떼 공식 인스타그램)

먹거리에 화장품까지…젠지 선택받은 중국 브랜드는 다르다

먹거리도 빠질 수 없습니다. '마라탕후루(마라탕+탕후루) 붐'은 훠궈로, 또 밀크티로 빠르게 확산했죠.

대표적인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인기는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현재 △명동점 △강남점 △홍대점 △건대점 △영등포점 △대학로점 △부산점 등 전국 주요 상권에 총 7개 매장이 운영되는 중인데요. 사람이 몰리는 점심, 저녁 시간에는 예약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모든 매장이 긴 현장 대기 시간을 자랑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금도 하이디라오 인증 사진이 게재되고 있죠.

틱톡과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에서는 수건 케이크, 크림 찹쌀떡, 초코 라바 등 중국 간식을 소개하고 먹어보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등장하고요. 이를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콘텐츠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茶) 문화가 발달한 만큼 관련 음료 시장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2012년 중국 광둥성에서 작은 매장으로 시작한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는 현재 전 세계 300여 개 도시에서 3000개가 훌쩍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 압구정에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현재 △강남점 △건대점 △홍대점 등 6개 매장이 운영되는 중입니다.

헤이티의 매력은 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겁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과일 주스와 치즈폼을 혼합한 클라우드 크리스프 그레이프, 망고 사고 등인데요. 고소한 치즈폼과 부드러운 우유, 푸짐한 과육이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문할 때 당도, 얼음 양 등을 개인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헤이티의 매력이죠.

현지 뷰티 브랜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자국 제품을 구매하려는 애국 소비 붐 영향도 컸지만, 알리 익스프레스, 타오바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전 세계 코덕들의 관심까지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플라워노즈(Flowerknows)입니다. 외관부터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데요. 동화 속 공주나 마법사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현지 젠지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올여름을 맞아서는 조개 쥬얼리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인어공주가 연상되는 반짝이고 매끈한 용기, 세밀한 음·양각, 크레용처럼 쨍한 색감 등으로 감탄을 불렀죠.

이 밖에도 리퀴드 블러셔로 틱톡을 장악한 AZTK, 유리알 같은 광택을 자랑하는 립 제품이 대표적인 플로르떼(FLORTTE), 컨투어 팔레트가 유명한 주디돌(JUDYDOLL) 등이 중국을 넘어 세계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상하이 기반의 브랜드 슈슈통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죠. 아이브 멤버 장원영도 마크 공의 의상을 착용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때 '중국산' 하면 저품질 문제가 어김없이 따라붙었지만 최근엔 가격과 디자인, 품질까지 챙겼다는 호평도 이어져 놀라움을 자아내죠.

▲왼쪽부터 메디큐브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정품과 가품. (사진제공=에이피알)
▲왼쪽부터 메디큐브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정품과 가품. (사진제공=에이피알)

소프트파워 강화 움직임…부정적 이미지까지 벗을까?

예쁘고 독특한 디자인의 화장품부터 색다른 비주얼의 디저트, 특별한 체험까지 중국의 소비재는 소비 대상이자 자기표현의 소재로 활용되는 모습입니다.

여기엔 중국의 소프트파워 강화 움직임이 맞물렸습니다. 비자 완화와 콘텐츠형 관광 상품 확대, 감각적인 로컬 브랜드와 지식재산권(IP) 육성 등은 중국이라는 이미지 자체를 재고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국은 Z세대에게 '트렌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리포지셔닝되는 과정에 있는 셈이랄까요?

다만 위조품, 저품질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는데요.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전 세계 젠지들의 시선을 받는 브랜드는 또 어디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특허청과 UDC 기술 공유”…LG디스플레이, 차세대 기술 확보 사활
  • 폭염 고위험 사업장 6만 곳…직격탄 맞은 일터
  • “사라진 장마, 계속되는 폭염…한국 날씨에 무슨 일이?”
  • "놀라지 마세요" 대전서도 블랙이글스 비행연습
  • 신약개발 비용·시간 상당한데…‘오가노이드’ 기술 확보 각축전
  •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경영계 "민생경제 어려운 현실, 고심 끝 합의"
  • 7월 17일 제헌절, 공휴일에서 빠진 이유
  • ‘전세난’에…“차라리 청약” 눈돌리는 실수요자들
  • 오늘의 상승종목

  • 07.11 14:4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59,849,000
    • +6.02%
    • 이더리움
    • 4,078,000
    • +8.11%
    • 비트코인 캐시
    • 712,000
    • +2.45%
    • 리플
    • 3,507
    • +6.43%
    • 솔라나
    • 225,000
    • +5.34%
    • 에이다
    • 943
    • +11.73%
    • 트론
    • 401
    • +1.26%
    • 스텔라루멘
    • 416
    • +5.58%
    • 비트코인에스브이
    • 36,310
    • +4.91%
    • 체인링크
    • 21,070
    • +7.39%
    • 샌드박스
    • 399
    • +9.0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