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분양권)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과 대선 등으로 거래량이 줄었다가 5월 이후 급증하고 있다. 서울 핵심지와 외곽지역 할 것 없이 집값이 상승이 본격화하자 분양권 수요도 아파트 매매량 상승세와 함께 동반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최근 한 달(5월 10일~6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총 60건(거래 해제건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10일~5월 10일 거래량 82건의 약 73.2% 수준이다. 최근 한 달 거래량 중 상당량은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최종 거래량은 100건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 달 동안 분양권 수요가 집중된 곳은 동대문구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손바뀜이 발생한 단지는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로 총 11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이어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가 5건씩 거래됐다. 뒤이어서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와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4건씩 계약서를 썼다.
동대문구는 이문·휘경뉴타운 재개발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단지 입주가 속속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이문3구역을 재개발한 곳으로 이문·휘경뉴타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가구 수는 4321가구에 달한다.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신축 실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권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 디센시아 역시 이달 말 입주를 앞둔 곳으로 총 1806가구 대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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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세에 신축 공급량 부족까지 확실시되면서 이미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연간 적정 아파트 공급량은 약 4만6640가구다. 올해 공급량은 4만3996가구로 적정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4165가구, 2027년에는 1만1529가구 등으로 공급 절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누적(1월 1일~6월 10일) 거래량은 총 58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320건의 1.8배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증가하자 분양권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109㎡는 지난달 7일 30억5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 3월 1일 같은 평형이 신고가인 31억 원에 거래된 이후 해당 평형의 거래가 끊겼지만, 최근 신고가 수준의 거래가를 기록하면서 손바뀜이 발생한 것이다.
또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26일 19억6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고,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 전용 84㎡ 분양권도 신고가인 14억 원에 팔리는 등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핵심지는 집값이 너무 비싸고 토허제 등 규제가 있어서 현실적으로 매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남 대신 영등포나 성북구, 동대문구 등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가 늘었다. 집값이 이미 오른 만큼 기존 아파트 매수 대신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사들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수요자가 늘어났고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