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주관사 선정 후
6년만에 본격 IPO 추진

'아기상어' 제작사로 잘 알려진 더핑크퐁컴퍼니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유아 콘텐츠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장기 성장을 위해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핑크퐁컴퍼니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더핑크퐁컴퍼니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는 건 지난 2019년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이래 6년 만이다. 당초 아기상어가 큰 인기를 얻으며 투자유치 과정에서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았으며, 나스닥이나 코스피 상장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그간 실적 부침을 겪으며 상장 일정이 지연됐다. 더핑크퐁컴퍼니의 매출액은 2020년 672억 원에서 2022년 1170억 원까지 우상향했지만 2023년 878억 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214억 원 수준에서 2023년 40억 원으로 급감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 974억 원, 영업이익 188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일정 부분 회복했다. 현재 더핑크퐁컴퍼니는 7000억 원대의 기업가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아진 눈높이만큼 더핑크퐁컴퍼니의 증시 입성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상장 후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다. 일각에서는 콘텐츠·지식재산권(IP) 강국 일본 사례를 참고해 성장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최대 캐릭터 사업자인 산리오캐릭터즈를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산리오캐릭터즈는 '헬로키티'와 '쿠로미',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등 글로벌 인기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6조 원에 달하며, 최근 3년 사이 주가는 8배 가까이 급등했다.
산리오가 이 같은 외형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이 주효했다. 일본은 이미 IP 사업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산리오 시장 점유율이 높아 내수 확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자체 IP를 소유한 점을 바탕으로 기존 IP에 대한 투자를 늘려 세계관을 확장, 타켓 고객군을 확대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이뤄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산리오가 양적, 질적 성장을 보이며 주가가 탄력적으로 올랐던 배경에는 해외 진출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에게 처음 인지되고 사랑받기가 어려울 뿐 한 번 흥행에 성공한 IP는 오랜 기간 수익이 발생한다"며 "산리오도 기존 IP에 새롭게 스토리를 붙이는 식으로 다른 캐릭터들로 관심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리오 대표 IP인 헬로키티는 공개된 지 51년이 지났으며 △마이멜로디 50년 △시나모롤 24년 △쿠로미 20년 등이다. 현재 더핑크퐁컴퍼니는 아기상어를 비롯해 '핑크퐁', '베베핀' 등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74.2%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