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준찍명’ 앞세워 ‘자강론’

6·3 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하루 앞둔 2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양측 모두 3자 구도를 가정해 ‘자강론’을 앞세웠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정치판에선 항상 마지막까지 봐야 끝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 오전 6시까지 단일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산책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애초에 염두에 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앞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단일화 관련 접촉이) 전혀 없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했다.
줄곧 단일화를 요구하던 국민의힘의 태도도 바뀌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사 브리핑에서 “단일화 문제는 이제는 기계적으로 시한을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저희가 협상하고 접촉하고 이런 것으로 해결할 국면은 이미 지나갔다”고 했다. 단일화 설득에 앞장서 온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27일) “3자 대결 구도에서 승리하겠다”며 사실상 단일화가 불발됐음을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3자 구도에서 이준석 후보에 대한 사표 심리가 발동할 것이라는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YTN 라디오에서 “이준석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도 사표 방지의 심리가 발동할 것이기 때문에, 막상 투표장에 가시면 ‘반(反)이재명’을 위해서는 김문수를 선택해야 한다는 투표 정서가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찍명’(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긴다는 뜻)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준석 후보가 마지막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원색적 표현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자강론’은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막판 단일화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 밤 12시나 내일 아침 투표 시작 때까지 또다시 밤새 극적인 (단일화) 타협이 있을 수도 있다”며 “(단일화 성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준석 후보 측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부각하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동훈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준석-이재명 대결, 김문수-이재명 대결의 차이가 10%포인트로 같다”며 “곧 이준석이 양자 대결에서 김문수를 밟고 올라서는 여론조사 결과, 이른바 실버크로스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오늘 중으로 사퇴하는 결단만 내려주시면 된다”고 했다.
이날 이준석 후보의 TV 토론 발언에 대한 개혁신당 당원 탈당 속출과 관련해서도 이 후보 측은 적극 반박에 나섰다. 선대본 공보단은 공지를 통해 “2025년 5월 27일 낮 12시 11만2713명이었지만 24시간이 28일 낮 12시는 11만3664명”이라며 “24시간 동안 951명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