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노선으로 꼽혀 각 LCC 경쟁 치열할 듯
제주항공, 안전성 비중 커 배분 어려울 가능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으로 인해 재배분 될 운수권과 슬롯(이·착륙 배분시간)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항공사들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국, 일본부터 인도네시아 등 황금노선이 포함돼 향후 항공산업 재편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대대적인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발표한 정부는 구체적인 운수권 배분 시기는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인해 두 항공사의 점유율이 50%가 넘는 노선 총 34개를 LCC에 배분할 계획이다. 주요 노선으로는 국내선(김포, 부산~제주)을 비롯해 △서울~시안·선전·장자제·베이징·상하이·톈진·창사 △부산~베이징·칭다오 △서울~오사카·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 △부산~오사카·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 △서울~자카르타 등이다. 해당 노선들은 여객 수요가 많아 황금노선으로 꼽히는 곳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당초 해당 노선들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분배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자회사·계열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는 분배 대상이 아니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유럽과 미주 노선을 이관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제주항공은 지난해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로 인해 경쟁력에서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결합에 따라 나온 노선들이 소위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곳들이라 항공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이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이번 운수권 분배에서는 제주항공이 사실상 불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국토부는 노선 분배에 앞서 항공사들을 ‘운수권배분규칙’에 따라 평가하는데, 규칙 중 안전성을 가장 높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안전성 평가는 최근 3년 사이 항공기 사고,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를 반영해 정량평가를 진행한다. 이에 제주항공은 참사로 인해 해당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안전성 평가는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는 지난달 ‘항공 안전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는 1년간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운수권 배분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업결합에 따른 시정 조치 노선의 경우 현재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국토부의 운수권 분배 이후로 LCC 내 새로운 지각변동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지는 ‘통합 LCC’의 탄생,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 등으로 인해 LCC들이 새판 짜기에 돌입하는 와중에 황금노선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항공사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무비자 입국으로 인해 여객 수가 많아지는 등 항공사 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운수권 배분은 국내선부터 시작해 국제선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