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업계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계엄ㆍ탄핵발 정세 불안 리스크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한국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들이 직접 K푸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이들의 관심과 소비 팬덤을 적극적으로 잡겠다는 취지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날부터 내달 29일까지 외국인 관광객 성지인 명동에 ‘비비고-세븐틴’ 팝업 매장을 운영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올리브영 명동역점’과 홍대 등에서 세븐틴의 팀 컬러와 로고를 패키지에 적용한 비비고 김스낵∙컵떡볶이∙고추장∙쌈장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팝업 현장에서는 K팝 그룹 세븐틴 데뷔 10주년 기념 포토존과 메시지월을 설치하고 제품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컬래버 제품을 증정하는 등 팬심 잡기에 힘을 실었다. 명동역점 내 ‘K팝 존’을 호텔 컨시어지처럼 꾸미고 한정판 비비고 제품과 세븐틴 10주년 기념 앨범 판매에 나선다. 또 홍대점에서는 식품 브랜드 최초로 비비고 전체 단독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차별화했다.
세븐틴은 이달부터 CJ제일제당 K푸드 브랜드인 ‘비비고(bibigo)’의 첫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이와 관련해 세븐틴 멤버들이 비비고 김밥, 핫도그, 떡볶이 등 제품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숏폼 영상을 글로벌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다음달 세븐틴과 함께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쿠킹클래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쿠킹클래스 예약을 오픈한지 일 주일 만에 80%가 마감되는 등 외국인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사들도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농심은 이달 초 말레이시아 외국인 유학생 50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 무형유산인 '매듭장'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참가자들에게 농심 먹거리 선물세트를 증정했다.
오뚜기도 이달 31일 서울 종로구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코리아 스트릿 푸드 쿠킹 클래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갈비만두와 오뚜기 진라면, 진비빔면을 직접 조리해 맛보게 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분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한식 문화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사들이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배경에는 방한 관광객 증가세와 연관성이 높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월간 외국인 관광객 수 추이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113만8000명(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 4월 161만4000명(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외국인 관광객 수(387만 명) 역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또 K콘텐츠로 전세계인들에게 친숙해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식품사들의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는 점도 기업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사들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해외 수출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이 내수 부진을 방어하면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인 식품사들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근래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K팝과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 문화에 익숙하고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들이 자국에 돌아가더라도 현지에서 우리 제품을 보고 반가워하며 구입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