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형 평균단가 407만 엔…15% 하락
가격 낮춰 ‘관세 부담’ 최소화 나서
도요타 “현지 판매가격 큰 변화 없을 것”

일본에서 만든 북미 수출형 완성차의 단가가 하락했다. 현지에서 맞경쟁하는 한국차 가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에서 생산한 북미 수출형 완성차(승용차 기준)의 1대당 수출단가가 내려갔다. 전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4월 무역통계를 보면 수출 평균 단가는 약 407만 엔(약 3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격이 약 15.1% 떨어진 것이다.
그 결과 전체 수출물량이 증가했음에도 금액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달 북미 수출은 12만58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2537대)보다 11.8% 증가했다. 수출이 12% 가까이 늘었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4.8% 감소한 5130억 엔을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은 4월 무역수지 발표와 함께 “급격한 변화 요인은 보이지 않았다”며 “미국의 관세정책이 원인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닛케이는 “4월 엔·달러 평균 환율이 147.7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는 점을 고려해도 자동차 수출액은 이례적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본차 수출 전략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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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세이기초연구소는 “일본 자동차업체가 수출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관세 인상으로 인한 현지 판매가격 상승분을 일부 흡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사→미국 판매법인→미국 소비자로 이어지는 제조와 유통과정에서 일본에 있는 제조사가 가장 많은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미국 판매법인 역시 이윤을 크게 낮춰 관세 인상분을 상쇄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3일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5일에는 세계 각국에 일률적인 10% 상호관세를 발동했음에도 도요타는 “앞으로 미국 판매가격을 현재와 유사하게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원가 절감으로 대응하고 수익성 악화도 감수하려는 것이다.
결국 미국 현지에서 경쟁하는 한국 업체는 일본의 가격 정책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 구도에 있는 일본차가 수출 단계에서부터 가격을 인하할 경우 한국차 역시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도 지난달 5일 “관세가 인상되더라도 2개월 동안은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현지에서 통상 ‘60일 판매분’의 재고를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