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년 9개월 만에 반등했다가 다시 한 달 만에 축소됐다. 청약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2641만8838명으로 전월 말 2643만8085명보다 1만9247명 감소했다. 앞선 3월 33개월 만에 가입자가 증가했다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가입자 수가 1만2578명 줄었다. 서울은 3월 646만907명에서 4월 645만4506명으로 6401명 감소했고 경기는 726만1809명에서 725만6244명으로 5565명 줄었다. 인천 역시 같은 기간에 612명이 감소했다.
5대 광역시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줄었다. 부산(3042명), 대구(1913명) 등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고 광주와 대전도 소폭 줄었다. 반면 울산은 51만2536명에서 51만2905명으로 369명이 증가하며 유일하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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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가 이탈하는 배경에는 낮아진 청약 기대감이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최근 해마다 10%대 상승을 거듭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첨 가점 하한선도 높아져 당첨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청약통장 월 납입 인정금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올린 것도 2030 청년층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2월 ‘청년주택드림대출’ 출시로 신규 수요가 3월에 집중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년주택드림대출은 지난해 2월 출시한 ‘청년 주택 드림 청약 통장’과 연계한 대출 상품으로 이 통장을 이용해 청약에 당첨되면 분양가 6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의 경우 최대 80%(3억 원 한도)까지 2%대라는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통장 가입 후 1년이 지나야 하며 1000만 원 이상 납부 실적이 필요하다. 실제 신규 가입자로 볼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가운데 ‘보유 기간 6개월 이하’ 해당자는 1월 약 122만 명에서 3월 약 133만 명으로 10만 명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소득공제 한도 상향 등의 유인책을 내놓고 있으나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치솟으면서 실수요자의 청약 문턱이 높다"며 "정부의 지원책이 실질적인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가입자 감소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약통장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소득공제 한도를 연 24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늘리고 금리 상향, 세액공제 확대, 미성년자 납입 인정 기간 확대 등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