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다변화 전략 핵심축…정의선 ‘제2 중동신화’ 쓴다

입력 2025-05-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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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동 첫 생산기지 착공
아메리카·유럽 이어 중동까지
‘글로벌 공급망 삼각축’ 완성 단계
관세 부담 낮추고 가격 경쟁력 확보
도요타 제치고 현지 점유율 1위 목표
‘비전2030’ 수소에너지 협력 기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생산기지를 착공한 것은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 장벽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각국의 무역 보호주의 확산에 대응해 일찍부터 중동형 생산 전략을 구상해 왔다. 2023년 10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의 합작공장 설립 투자 계약식에 직접 참석해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사우디 생산법인(HMMME) 공장 착공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삼각축’도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아메리카(미국, 브라질), 유럽(체코, 튀르키예)에 이어 중동(사우디)까지 이어지는 전방위 생산 거점을 완성해 아시아(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 체계의 본격 가동에 돌입한 것이다. 현지 생산으로 관세 부담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도 높여 성장세가 가파른 중동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에 따르면 승용차는 우리나라의 대(對) 사우디 수출 품목 1위다. 2023년 전체 수출액 53억 달러(약 7조4000억 원) 중 약 14억 달러(약 1조9500억 원)로 26%를 차지한다. 이 중 1500cc 초과 가솔린 승용차가 13억 달러로 대부분이다.

사우디 정부는 2020년 재정 확보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의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완성차 관세는 5%에서 7%로 올릴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유예된 상태다. 그러나 자국 산업 보호 기조는 여전히 강하다.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에는 2028년 4월까지 12~25% 반덤핑 관세가 적용되며 중국, 인도, 터키 등 일부 국가의 자동차 부품 관련 품목에도 높은 반덤핑 관세가 부과 중이다. 이같은 환경에서 현대차의 사우디 생산은 관세 부담 최소화는 물론 가격 경쟁력 확보까지 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HMMME 착공을 계기로 사우디 시장 1위 도약에 나선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차의 사우디 시장 점유율은 16.1%로 도요타(26%)에 이어 2위지만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사우디에서 13만6000대가량 판매하며 2년 연속 10만 대 이상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한 3만5000대를 팔아치웠다. 올해 연간 목표는 14만 대다. 내년부터 HMMME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현지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에너지 분야 협력도 주목된다. 이번 HMMME 착공은 사우디 국가산업전환 전략 ‘비전 2030’과도 맞닿아 있다. 사우디는 기존 석유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제조업과 수소경제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가 부각된 유럽 시장을 겨냥해 수소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스를 경유한 유럽 수출 루트도 논의 단계다.

현대차는 수소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차량 개발부터 생산, 저장, 운송, 충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전기차(FCEV) ‘넥쏘’와 대형 트럭 ‘엑시언트 퓨어 셀’ 등 제품군을 이미 확보했으며, 울산에 국내 최초 연료전지 시스템 공장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도 한창이다. 엑시언트는 사우디에 공급되며 높은 신뢰성과 친환경성 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코트라는 “현재까지 사우디와 구축한 굳건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이 협업해 글로벌 수소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면 충분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뿐만 아니라 시장을 선점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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